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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내년 3월 국제 유가 200달러 간다"…콜옵션 사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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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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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원유 시추 시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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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국제 유가가 200달러 위로 급등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옵션 거래가 등장했다.

7일(현지시간)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브렌트유 옵션 계약은 내년 3월에 브렌트유를 배럴당 2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이었다.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이날 배럴당 97.92달러에 정규거래를 마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터무니없는 베팅으로 보인다.

미즈호증권의 에너지 선물 이사인 로버트 요거는 지난 3일 거래된 내년 3월에 브렌트유를 배럴당 2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의 절반 가량은 81만달러 가량을 투자한 한 사람이 주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매수자만 내년 초 브렌트유가 200달러까지 오른다는데 베팅한 것은 아니다. 내년에 브렌트유가 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다른 옵션 거래도 활발했다.

요거는 "최근 2거래일 사이에 이같은 높은 행사가격에 발을 담그는 투자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원유 옵션 트레이더들은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계약 대비 상승에 베팅하는 옵션 계약의 비율은 최근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지난 4일 중국이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3.9% 상승한 배럴당 98.36달러로 거래를 마친 영향으로 보인다.

유가는 올 여름부터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의 뚜렷한 경기 둔화 조짐에 따른 수요 약화 전망에 약세를 보였다. 특히 국제 유가는 역사상 단 한번도 15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하지만 배런스는 몇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국제 유가가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으며 최근 2개월 사이에 유가에 매우 낙관적으로 보이는 요인들이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요인은 유럽연합(EU)이 오는 12월5일부터 러시아로부터 모든 원유 수입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EU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세계 어디에서 판매되든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는 원유를 유럽보다 아시아에 더 많이 팔고 있다. 하지만 EU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와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줄 수 밖에 없어 글로벌 원유 공급이 하루에 100만배럴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 5월부터 하루에 거의 100만배럴 가량의 전략비축유를 시중에 판매해 원유 공급을 늘렸다. 이는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됐지만 미국의 전략비축유 판매 규모는 이달 감소한 뒤 다음달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의회는 내년 10월까지 26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매각하도록 결정한 상태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나타샤 카네바는 의회가 결정한 전략비축유 공급이 내년 1분기에 시장에 풀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3억4800만배럴로 줄게 된다. 이는 올초 대비 절반 규모에 불과하며 1983년 이후 최저치다.

카네바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후에도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공급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급 여력이 많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의회는 전략비축유가 2억5240만배럴 이상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미국의 원유 생산은 올해 늘었지만 최근 증가율이 정체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190만배럴로 줄었다. 이는 최근 수개월만에 최저치다. 미국의 디젤유와 난방유 생산은 수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이 실제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한다면 경제 활동과 여행 수요가 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2년 이상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억제됐던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원유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배런스는 원유 공급은 주는데 수요는 뛰어 오른다면 국제 유가 200달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즈호증권의 요거는 "내년 3월에 브렌트유를 2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옵션의 만기일은 내년 1월26일"이라며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지만 주목을 끄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12월엔 어떤 일이든 가능하다"며 다음달이 원유시장에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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