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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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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서 기와로 쌓아 만든 건물터 확인…"왕궁급 건물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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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대표 사찰·핵심 유적 등서 확인된 형태…"보존 잘 돼 있어"

연합뉴스

기와를 쌓아 만든 '와적기단' 세부 모습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사비 도읍기(538∼660)에 중심 산성이었던 충남 부여 부소산성 일대에서 기와를 쌓아 만든 기단을 갖춘 건물터가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부여 부소산성의 군창지(軍倉址·군대에서 사용할 식량을 비축했던 창고 터) 주변 조사에서 와적기단(瓦積基壇) 형태를 한 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와적기단은 기와를 쌓아 만든 기단을 뜻한다.

부여 부소산성은 백마강 남쪽 부소산을 감싸고 쌓은 산성이다. 백제 사비도성의 북쪽 중앙부에 위치했으며 사비시대 왕성과 후원(後苑), 배후산성 등의 역할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81년부터 2002년까지 이뤄진 발굴 조사에서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성벽과 함께 주거지, 저장 구덩이, 우물지 등 시설물이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부소산성 내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 조사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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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적기단 건물지 확인 지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연구소는 부소산성 내 평탄한 땅이 가장 넓은 것으로 확인된 군창지 동남쪽에서 가로 길이가 각각 16m 이상, 14m 이상인 건물 두 동이 평행하게 배치돼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

이곳에서는 기와를 쌓아 올린 기단이 최대 20단 가까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와적기단 건물지는 백제 시대를 대표하는 사찰 유적인 부여 정림사지, 왕흥사지, 군수리사지 등에서 확인돼 왔다.

백제의 사비 시대 후기 왕궁지로 거론되는 부여 관북리 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 등 핵심 유적에서도 주로 확인된 건물터 형태라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와적기단 건물지의 기단이 평균 5∼6단 정도 남아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평으로 쌓은 와적기단 중 가장 잘 보존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 결과가 사비시대 왕궁터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리라고 보고 있다.

부소산성 군창지 일대는 1993년 조사 당시 '대당(大唐)'이라 쓰인 와당(瓦當·지붕에 기와를 입혀 내려온 끝을 막는 건축재)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자기 등이 출토된 바 있다.

기와를 쌓아 건물을 만들었다는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와도 멀지 않다.

연구소 관계자는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가 일정한 배치를 보이는 점, 다른 재료를 거의 섞지 않고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을 볼 때 백제 왕궁급 건물의 모습을 추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향후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의 배치, 전체 규모, 구조 등을 규명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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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적기단 건물지 전경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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