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김미선 박사의 쉼터] 분노를 다스리는 ‘자기 대화(self talk)’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미선 상담학 박사

[김미선 상담학 박사]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감정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그 감정을 정직하게 느끼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감정을 부인하거나 무시하며 회피하거나, 순간의 감정에 매몰되어 통제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자신의 모든 감정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는 없지만, 감정을 무시하는 것은 삶을 회피하는 것이고 지나치게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삶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데일리

김미선 상담학 박사


하지만 어려서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기에 우리는 슬픔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무시하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감정 체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하면 사랑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된다. 더 나아가 내 감정을 솔직하게 수용하고 표현하지 못하면 자신의 정서적, 신체적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 중 ‘분노’의 감정에 대하여 다루어보고자 한다.

먼저 분노가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살펴보면 우리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존중을 받지 못할 때 마음이 불편해지고 화가 난다. 또한, 생명이나 안전의 위협을 느낄 때 불안과 공포와 함께 자신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대상에게 분노가 치솟는다. 자신의 욕구 실현이 좌절되거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강요당할 때도 우리는 분노한다. 즉, 분노는 사랑과 존중, 보호와 지지 체계가 훼손되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느끼는 분노는 당연한 감정이지만 그때마다 폭발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 결국 관계가 단절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반대로 화를 처리하지 않고 쓰레기 더미처럼 차곡차곡 쌓아두면 울분, 증오심, 원한으로 남아 소화불량, 두통, 심한 경우 신체 일부의 마비 또는 암을 유발하는 ‘신체화 증상(psychosomatic symptom)’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더는 분을 품으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신호를 감지하기 전에 우리는 분노의 감정을 마주하고 다루어야 한다.

우선 화가 나면 그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정죄하지 말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자. 그리고 차분히 그 분노의 원인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분노의 감정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적어보고 소리 내어 읽어보자.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책임감이 없다는 비난이 나를 화 나게 해”“나는 미술을 전공하고 싶은데 의대 진학만을 고집하는 부모님에게 화가 나” 등 자기 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표현해 보면 훨씬 마음이 편해지고 화가 줄어든다.

분을 내면 안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화가 솟구친다면 다음의 방법을 시도해보자. 먼저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어본다. 숫자를 세다 보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관장하는 ‘좌뇌’가 활성화되어 감정을 주관하는 ‘우뇌’를 진정시킬 수 있다. 그래도 분이 가시지 않는다면 물 한잔을 천천히 마시거나, 깊은 복식 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려본다. 여건이 된다면 잠시 산책을 하며 화가 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기 대화(self talk)’를 통해 부정적인 생각을 다스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차분히 전달해본다.

다시 강조하지만, 화가 나는 상황에서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성경에도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에베소서 4:26~27)”는 말씀을 통해 분노 감정의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화나는 감정을 어떻게 적절히 처리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가의 문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조금이라도 불편한 마음이 느껴진다면 침대에 바로 누워 깊은 심호흡을 해보자. 내쉬는 날숨에 부정적인 생각을 뱉어내고, 들어 마시는 들숨에 긍정적인 생각을 마음에 품어보자. 편안해진 몸과 마음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밝고 희망찬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