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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늘어난 자영업자들이 빚을 일부 갚으면서 줄곧 늘어나던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지난달 감소로 전환했다. 고금리 시기를 맞아 가계는 빚을 갚아나가는 반면,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 대출을 찾는 대기업은 늘어나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 10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4조8077억원으로, 전달보다 4602억원 감소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추적해 온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증가일로였다. 올해만 봐도 지난해 12월 말 299조7215억원에서 올해 9월 말 315조2679억원으로, 9개월간 15조5464억원이 불었다.
그 사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 속도를 높여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가 많이 올랐다.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의 지표로 주로 활용되는 은행채 AAA 1년물 금리가 지난해 말 1.731%에서 올해 9월 말 4.348%, 10월 말에는 4.926%로 뛰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통상 1년마다 만기를 연장하므로 금리도 1년마다 갱신된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절 대출받았던 자영업자들이 갱신된 금리에 놀라 빚을 일부 갚으면서, 지난달 은행의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보다 금리가 3배 이상 올랐을 것”이라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내려면 원금 일부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직장인 신용대출이 있는 개인들이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빚부터 갚았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열 달 동안 15조8273억원 감소했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진 개인들이 대출 상환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대기업 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워진 데다, 최근 강원도의 레고랜드 지급보증 거부 사태 이후 단기 자금 시장이 경색돼 기업의 자금 조달이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7조1474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6651억원 증가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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