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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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입구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 가면 하루 10만명 이상의 대규모 유행과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가을철 축제와 단풍구경 등에 따라 이동량이 늘어난 결과로 보고있다. 동시에 날씨가 추워지며 실내 활동이 늘어난 점도 확진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외에서는 현재 세력다툼을 벌이는 무수한 변이바이러스 중 주도권을 잡는 변이가 나타나면 재유행의 폭발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가운데 두 개의 변이가 재조합된 'XBB' 변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여기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하지만 지난해 겨울처럼 거리두기 등 유행을 최소화할 강제 수단이 없다. 방역당국과 의료계는 감염병 3년간 다져진 '방역 기본기'에 기대는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자발적 마스크 착용과 실내환기, 그리고 백신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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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변이 각축전…'잡종변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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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4만6896명을 기록했다. 이날 신규확진자 수는 전일보다 7870명 감소했다. 하지만 전주 대비로는 1만1909명 증가했다. 전주대비 1만명대 증가세가 이어진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자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주간 위험도가 전국과 수도권, 비수도권에서 모두 '중간'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주간 위험도가 '낮음' 단계에서 중간으로 상향된 건 지난 9월 2주 이후 6주 만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올여름 재유행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7월 초 수준"이라며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주 1.17로 2주 연속 1 이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사실상 재유행의 입구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온다. 관건은 재유행의 파괴력이다. 하루 최대 18만명 확진자가 나왔던 여름철 유행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이와 관련, 현재 무수히 퍼져있는 변이 바이러스 중 확실한 우세종이 나오면 재유행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게 당국 관측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대유행이 나타났을 때는 대체로 변이와 관련성이 있었다"며 "현재 특정 변이가 지배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WHO에서는 무수한 변이 중 특히 'XBB'에 주목했다. 마리아 밴커코브 WHO 코로나19 기술팀장은 지난 달 기자회견에서 "300개 이상의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됐다"며 "(특히 XBB는)상당한 면역 회피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XBB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넓히는 중인데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우세종이 됐으며 인도에서도 검출률이 30%를 넘어섰다.
외부 방역 경고에 대체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북한도 WHO의 이 같은 지적에 내부 방역 단속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오미크론 변이비루스(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형태인 'XBB'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강조했다.
XBB는 'BA.2.75'와 'BA.2.10.1'의 재조합변이다. 중국에서는 XBB가 현재 전 세계적 우세종인 BA.5 변이 감염에 의해 생성된 항체를 부분적으로 회피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미 국내에도 유입돼 있다. 지난 10월 29일 기준, 국내 XBB 검출률은 0.8% 수준이다. 국내에 유입된 변이는 XBB를 비롯, 'BA.5', 'BF.7', 'BQ.1', 'BQ.1.1', 'BA.2.75', 'BA.2.75.2', 'BA.2.3.20' 등 8개다. 모두 오미크론 변이들의 후손들이다.
현재 우세종은 BA.5지만 세력이 약해지고 있다. 한달 전만 해도 90%를 훌쩍 넘긴 검출률은 이제 88.3%다. 대신 나머지 변이들이 검출률이 올라간다. BA.2.75가 3.6%, BF.7가 2.2%, BQ.1.1이 1.5% 등이다. 다만 아직 BA.5를 제외한 나머지 변이들 중 세력이 두드러진 바이러스는 없다.
이들 대부분 변이들이 BA.5보다 면역회피력과 전파력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변이 중 어느 하나가 우세종이 되면 재유행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앞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1월 초~중순이 되면 한 변이종이 급격히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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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방역 강제수단 없다…'기본기'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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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재유행을 멈춰세우기 위해 사용 가능한 강제적 수단은 없다. 대부분의 방역 핵심수단이 '자율'로 전환된 상태다. 방역당국과 의료계 모두 이제는 자율적 방역이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실내마스크 착용 준수가 거론된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5월이라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 수 있겠지만 이제 한겨울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단계"라며 "마스크를 벗는 순간 그때부터 감염은 증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가 긍정적 방역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차장보는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한국은 아직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며 "실내 마스크는 안전한 방역 수칙이며 특히 겨울엔 환기가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져 실내활동이 늘어난 만큼 실내 환기도 더 신경써야 한다는게 의료계 조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비말보다는 에어로졸(미세 입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며 "환기만 제대로 돼도 감염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비누나 손 세정제로 손을 30초 이상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다. 물이 없어 손 세정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엘레베이터나 쇼핑몰 같은 실내시설에서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모두 지난 3년간 꾸준히 강조되고 지켜져 온 방역 기본기다.
당국은 오미크론 대응력을 높인 동절기 개량백신 접종도 권한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오미크론 하위변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동절기 추가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건강 취약계층과 50대 기저질환자 그리고 보건의료인에게는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확진자 수 증가와 함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오른 것 관련, "경증인 사람이 검사를 덜 받고 있거나 백신 접종의 예방 효과가 시간 경과에 따라 낮아져서, 둘 다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며 "특히 후자라면 4차 접종을 적극적으로 맞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7차 유행의 크기가 6차에 비하여 크지 않더라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꽤나 애를 먹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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