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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엄격한 봉쇄…3살 아이, 구급차 출동 지체로 숨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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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병원에 직접 옮겨”

경찰 “신고 받고 즉시 출동”

엇갈린 주장에 누리꾼 논란


한겨레

지난해 10월 중국 간쑤성 란저우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란저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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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중독으로 혼수 상태에 빠진 중국의 3살 유아가 코로나19 봉쇄 영향으로 제때 병원에 옮겨지지 못해 사망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발표했으나, 아이 아버지는 구급차가 오지 않아 아이를 직접 병원에 옮겼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로이터> 통신 등 보도를 보면, 지난 1일 오후 간쑤성 란저우시 치리허에서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발생해 엄마와 아이가 중독됐고, 아이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치리허 공안국은 이날 저녁 “오후 1시43분께 구조 요청을 받고 경찰 2명이 신속하게 출동해 주민들의 협조 속에 오후 1시57분 아이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며 “가스레인지 사용 부주의에 의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 아이 아버지가 중국 소셜 미디어인 ‘웨이보’에 경찰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는 이날 정오께 집안에 쓰러진 아내와 아이를 발견하고 긴급 구조대와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지만 구급차가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이 아버지는 결국 오후 2시반께 직접 아이를 안고 차를 잡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이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경찰과 아이 아버지의 주장이 너무 다르다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가려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건 관련 글이 중국 누리집에서 4억회 가까이 읽히는 등 주목받고 있다.

근본적으로 중국의 가혹한 코로나19 봉쇄가 문제라는 반응도 나온다. 아이가 사는 지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봉쇄된 상태로, 방호복을 입은 관리원들이 주민들의 왕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아이 아버지는 구급차가 오지 않자, 직접 아이를 안고 집 밖으로 나갔으나 관리원에 의해 제지당해 시간을 지체했다고 주장했다. 관리소에 있는 차량을 이용하게 해 달라는 요청도 상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며 거부당했다. 구급차는 아이가 병원으로 떠난 뒤에야 도착했다고 한다.

아이 아버지는 사건 뒤 한 지역 관계자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대가로 10만위안(1938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 전화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아이가 간접적으로 살해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탓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병원에 가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상하이에서는 랑셴핑 홍콩 중문대 석좌교수의 98살 어머니가 응급실 진료를 받기 위해 코로나 핵산(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가 사망했다. 앞서 1월에는 산시성 시안에서 임신 8개월째인 여성이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다 입원 시기를 놓쳐 유산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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