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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애도’란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일이다. 사망한 사람이 가까운 지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너무 황망하게 세상을 떠나 안타까울 수 있다. 장례를 치른 후 사람마다 다양한 감정이 들겠지만, 일단 애도의 공통된 분위기는 침울하고 우울하다. 그래서 장례식장에서 소란스러운 행동이나 과도한 음주를 삼가라는 조문방법까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핼로윈 참사’를 겪으며 애도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이런 와중에 배우 노현희와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신 방송인 김장미의 주장은 용감했지만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노현희는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애도 기간 만큼이라도 놀러 다니고, 예쁜 척 사진 찍고, 자랑질 하는 사진들 올리지 마시길 부탁드린다”며 “젊은 생명들, 아까운 청춘들이 피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자기 일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나만 아니면 된다는 듯…각각 약속된 일정, 모임 등 당연히 소화해야 할 일이겠지만 이런 상황에 굳이 놀러 가서 찍은 사진, 파티복 입고, 술 마시고 즐기며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올리고 싶을까”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녀가 쓴 글을 보면 애도 기간을 차분하게 보내자는 뜻을 넘어 개인 SNS까지 자제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노현희는 “사진과 영상이 추천으로 올라오니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지만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애도 기간만큼이라도 자숙을 하시면 어떨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파하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유족과 사고 트라우마 있는 모든 분들이 그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어떨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이기적인 사람, 자신 밖에 모르는 사람, 나만 아니면 돼 정말 싫다”고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2’(2018)를 통해 인지도를 얻은 김장미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사람들이 주말에 일어난 비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걸 알지만 너무 빨리 자신의 일상을 포스팅하는 걸 보면 짜증난다”며 “어떤 카페에 갔는지, 누구랑 놀았는지 우리가 알아야 하나? 주변에도 관심을 주길…나는 때때로 사람들이 정말 싫다”고 분노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지정해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에 납득이 된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정치인들이 공직자 복무 기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방송가, 가요계~영화계까지 이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 소식 직후 방송사 및 제작자들은 “애도에 동참하겠다”는 뜻에서 이번 주 행사 일정을 전면 연기했다. 이 역시 개인들의 선택이지 누군가 강요한 것은 아니다.
이렇듯 애도하는 방식은 다양한데, 개인 SNS에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것까지 자제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두 사람의 글에 반대 의견이 없을 리 만무하다. 두 사람의 의견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겠으나, 모두가 획일적으로 조용히 일상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하는 건 의아하다. 애도 기간 동안 SNS 게재를 자제하는 것은 노현희, 김장미식 표현법이지,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남들의 눈치를 보며 슬픈 얼굴로 보내야만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노현희는 오늘(2일) 인스타그램 댓글창을 통해 “자신의 삶만 소중히 여기고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화도 나고 혹시 제 글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권고 사항을 올린 글이 이렇게 민폐를 끼치게 됐다. 노여움 푸시라”고 해명했다. 이후 1일 올렸던 글도 삭제했다.
사고 이후 SNS에 게시물을 일체 올리지 않는 건 두 사람만의 애도 방식이나, 남들이 예쁘게 차려입고 웃고 떠드는 사진을 올리는 것까지 문제 삼는 것은 선을 넘었다는 시선이 많다.
“자신의 일상을 포스팅 하는 걸 보면 짜증난다” “즐기며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올리고 싶을까”라는 사견을 각각 낸 김장미와 노현희야말로 말과 행동이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자가당착이 아닐까. 그 글 자체가 이미 SNS에 포스팅한 게 아니고 무엇일까.
/ purplish@osen.co.kr
[사진] 노현희, 김장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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