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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기고] 삼풍백화점 세월호 이태원…반복되는 사회적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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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한복판에서 축제를 즐기려던 젊은이들의 압사 참사가 발생하였다. 휴일 아침의 믿기 어려운 날벼락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커다란 충격에 빠져들었다. 참사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와야 사고의 원인과 문제점 진단과 그 대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2014년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이번 이태원 참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재난이라 평가된다. 그러나 시대와 장소,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문제점들이 내포돼 있다고 진단된다.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의 재난에 대한 인식과 반성, 그리고 그 대안을 모색하라는 교훈을 주었다.

첫째, 서울 한복판에서, 그것도 흥에 겨운 축제의 상황에서도 대형 참사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압사 사고는 대부분 도심에서, 대형 스포츠나 종교 행사를 통해 발생한다. 한국에서 그동안 이런 재난이 없었던 것은 달리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사회에서나, 어느 장소에서나 상존한다. 재난은 늘 발생하기 이전에 크고 작은 징후를 나타내는데 그러한 예고를 놓치지 않고 인식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는 절실하게 일깨웠다.

둘째, 재난의 예방과 대비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하여 지역안전관리계획, 재난 매뉴얼 등이 구축되어 있고, 국가안전대진단이 마무리되었고, 이어서 재난대비훈련이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돼 진행되고 있는 시간이다. 국가재난관리 시스템에 설계된 재난의 예방과 대비 시스템이 잘 가동되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셋째,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번에 소방 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크게 지체되었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린 데다 처음 경험하는 사고라 넋 놓고 당한 측면이 있다. 재난의 대응은 현장 기초지자체의 재난안전대책본부, 인명구조에 대한 긴급구조통제단인 소방서, 교통통제 등의 경찰서 등의 역할 가동과 합동작전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긴급지시로 인적·물적자원이 총출동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한복판에서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대도시 사회재난의 대응력에 대하여 우리는 진단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재난관리시스템의 섬세한 작동을 위한 민관의 협력이 필요하다. 재난은 정부 혼자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없다. 국민과 국가, 그리고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번 참사의 경우도 지자체와 경찰·소방, 그리고 현장 상인들, 지역주민들, 축제 참여자들이 안전이라는 가장 귀중한 가치 실현을 위하여 혼연일체가 되었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모두가 함께하는 안전문화 정착이다. 불편하더라도 위험한 요소를 누구든지 지적하고 외칠 수 있는 용기를 존경하는 안전문화를 구축하여야 한다. 안전문화의 정착이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과제이다. 안전에 대하여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교육시스템을 우리 사회의 귀중한 뼈대로 여기고 추진하여야 한다.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에 대하여 깊은 반성과 성찰을 제시하고 있다. 피해 유가족들은 얼마나 망연자실할까 생각하며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리고 싶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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