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아세안, 미온적 언어뿐…더욱 강경해져야"
아세안 외교장관 특별회의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얀마 군부의 계속되는 유혈 진압에 대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들이 우려와 실망을 표하며 폭력 행위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7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세안 사무국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를 했다.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쁘락 소콘 외교장관은 회의 후 "미얀마의 상황은 여전히 위급하고 취약하다"라며 외교장관들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끌어내기 위해 아세안이 더욱 단호해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개최지인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도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사태에 대한 아세안 5개 합의사항 이행에 있어 유의미한 진전이 없는 것에 우려와 실망을 표했다"라며 "폭력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하며 인도네시아는 이 요청이 미얀마 군부에 즉시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지난해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미얀마 내 폭력 중단과 모든 당사자 간 대화 개시, 아세안 의장 특사 중재, 인도적 지원, 아세안 의장 특사단 미얀마 방문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당시 회의에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도 직접 참석했다.
하지만 합의 이후에도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미얀마군 전투기 3대가 미얀마 북부 카친주에서 열린 카친독립기구(KIO) 창립 62주년 기념 공연장을 공격해 민간인 등 6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우려 표명에도 인권 단체들은 아세안이 평소처럼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며 이번 회의 역시 실패라고 평가했다. 아세안은 회원국들의 주권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오랜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필 로버트슨은 "아세안은 미온적인 언어 대신 미얀마에 대한 명확하고 시의에 맞는 인권 기준을 수립하는 등 더욱 강경해질 필요가 있다"라며 정치범 석방과 민간인에 대한 공격 중단, 민주주의 통치를 위한 군부 해체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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