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비상 재고 손실 수개월 간 시장 고통스럽게 해”
ICE 달러지수, 0.8% 하락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미국)/AP뉴시스 |
국제유가는 강달러 현상이 주춤하고 공급 우려가 퍼지면서 상승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87% 상승한 배럴당 85.32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0.28% 오른 배럴당 93.52달러로 집계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에너지위크 행사에서 “곳곳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빡빡해지고 주요 산유국이 공급을 줄이면서 전 세계가 진정한 첫 번째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에서 “일부 국가에서 에너지 재고가 시장을 조작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비상 재고의 손실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시장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유가 진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추가 방출하기로 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 장관은 경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비축유를 계속 방출하면 향후 공급에 더 문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와 IEA의 논평은 에너지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한다”며 “시장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도 유가를 떠받쳤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0.8%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 보유자의 원유 구매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유가를 높일 수 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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