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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한 NLL 침범에 위협사격까지...다시 높아지는 남북 군사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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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선박에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한 것을 빌미로 북한군이 방사포로 위협사격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군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일촉즉발 상황까지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꾸준히 높여온 군사적 긴장을 이번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까지 확장하면서 고강도 국지도발을 위한 명분쌓기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4일 새벽 3시 42분쯤 서해 백령도 서북방(약 27㎞)에서 북한 상선 1척( 무포호)이 NLL을 침범했다. 무포호는 약 40분간 NLL 이남 3.3㎞까지 침범했으며, 해군이 두 차례 경고 통신을 한 뒤 M60 기관총으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발씩 경고사격하자 오전 4시 20분쯤 항로를 변경해 NLL 이북으로 돌아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한 것은 2017년 1월 동해에서 발생한 상황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올해 3월에도 백령도 인근에서 NLL을 넘어온 북한 선박을 우리 군이 나포했다가 다음날 송환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항로 착오로 인한 ‘월선’이었다. 반면 이번엔 북한 선박이 의도적으로 NLL을 넘어 ‘침범’했다는데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나자마자 NLL에서 군사긴장을 조성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NLL 침범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은 무포호가 NLL 북쪽으로 되돌아간 다음에 일어났다. 북한군은 오전 5시 14분쯤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방사포 10발을 발사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명의 발표를 통해 “오늘 새벽 3시 50분경 남조선 괴뢰해군 2함대 소속 호위함이 불명 선박 단속을 구실로 백령도 서북쪽 20㎞ 해상에서 아군 해상군사분계선을 2.5∼5㎞ 침범해 ‘경고사격’을 하는 해상적정이 제기되었다”면서 “우리 군대는 24일 5시 15분 룡연군일대에서 사격방위 270도 방향으로 10발의 위협경고사격을 가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에 지상전선에서의 포사격 도발과 확성기 도발에 이어 해상침범 도발까지 감행하고 있는 적들에게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이 당대회를 끝낸 이튿날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하고 우리 군의 정당한 퇴거 조치에 대해 방사포로 위협사격을 한 데다, NLL보다 최대 6㎞ 남쪽에 일방적으로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서 볼 때 북한의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이번 상황과 무관한 ‘확성기 도발’까지 거론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는 NLL을 기준으로 정상적 조치를 했다”며 “(NLL과 북한 주장 해상군사분계선 사이 해역은) 정상적인 우리 작전구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에 대한 우리 군의 정상적인 작전조치에 대해 북한군이 방사포 사격을 실시한 것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말했다.

확성기 주장에 대해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확성기 장비를 운용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최근 군이 중부전선에서 응급헬기를 민간인통제선 이북에 진입시킨다는 내용을 감시초소(GP)의 대북 경고장비를 통해 알린 적이 있으며, 이는 통상의 확성기 방송과는 다르고 산불 진화, 응급환자 이송 때마다 비슷한 안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잇달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군사분계선에 근접한 위협 비행, 9·19 군사합의에 따라 금지된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 등 도발에 이어 NLL 해상 일대에서 의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유발한 일련의 행동은 또다른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를 시사한다. 우리 군은 이날 해군 호위함 등 함정 수 척과 우발 상황에 대비한 공군 KF16 등 초계전력·해병대 등 합동 전력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다.
서울신문

사진은 연평도의 망향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망원경으로 NLL과 그 너머 북녘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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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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