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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국악 한마당

'범 내려온다' 이날치 “퓨전 국악 아닌 팝 밴드로 바라봐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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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0일, 콘서트 '물 밑' LG아트센터 서울서 개최

2집 수록 11곡 선보이는 공연…"생명 탄생에 관한 찬가"

"우리 목표는 가장 재미있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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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날치. 사진제공 = 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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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환갑 때까지 활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범 내려온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밴드 이날치가 전작 수궁가 이야기에 이어 물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온다. 이날치는 오는 28∼30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물 밑' 공연을 선보인다.

2집 앨범 수록곡으로 꾸며지는 이번 공연에 앞서 19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이날치의 장영규는 “이날치 음악에서 판소리의 비중이 꽤 크기 때문에 판소리 다섯 마당(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의 다른 작품에서 가져와 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리와 음악을 만드는 게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 생각했다”며 이번 앨범의 주제를 설명했다.

박준철(베이스)은 공연에 대해 “생명의 근원을 찾아가는 천문학자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앞서 ‘히히하하’등 신곡을 최근 무대를 통해 선보인 이날치는 이번 공연에서 11곡의 앨범 수록곡 전곡을 연주로 관객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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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날치의 일곱 멤버. 왼쪽부터 장영규, 안이호, 권송희, 이나래, 박준철, 신유진, 이철희. 사진 = 김윤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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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밑’ 공연은 연극일까, 음악극일까. 장영규는 “연극이나 음악극이 아닌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장르에 관해 설명한다. 그는 이어 “1집 ‘수궁가’와 비교했을 때 여러 악기가 추가돼 거칠고 좀 더 록적이고 사이키델릭한 음악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 공개되는 음원이 수록된 앨범은 내년 발매 예정이다.
판소리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 이날치는 자신들의 음악 작업을 ‘퓨전 국악’이 아니라 얼터너티브 팝이라 규정했다. 안이호(보컬)는 “우리 목표는 판소리를 하는 것도, 전통을 살리는 것도 아닌, 함께 모여 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며 “음악적으로 어떤 것이 좋을지 그에 맞는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에 앞서 이날치는 지난달 영국·네덜란드·벨기에·헝가리 등 4개국 투어공연을 진행했다. 높아진 인기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출국이 어려웠던 탓에 이번 공연이 데뷔 후 첫 해외 공연이 됐다. 장영규는 “영국 공연 후엔 대중음악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데이비드 보위, U2, 콜드플레이의 앨범 프로듀서)와 만났는데 그로부터 ‘(이날치의) 노래는 기존의 음과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통과하며,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는 리뷰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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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가 8월 19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테스트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윤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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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호(보컬)는 “현지에서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우리 음악이 민속음악이나 전통음악이 아닌 팝으로 현지 관객에게 받아들여지면서 자연스럽게 들썩거리게 했던 것 같다”며 “우리의 방향성대로 잘 가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했고, 향후 (밴드 활동의) 방향도 확실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고 메가 히트곡도 나왔지만, 국악의 틀 안에서 밴드 정체성을 규정지으려는 시장의 편협함은 위험 요소로 다가온다. 장영규는 “국내 대중음악 범주에서 밴드 음악은 제외돼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 음악은 인디로 치부해버리고 밴드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나 공간이 거의 없다”며 “‘범 내려온다’가 화제가 되고 관심이 커져 활동 폭이 넓어졌지만, 그 관심이 없어졌을 때 밴드 음악 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존재할 수 있을까. 지금도 똑같은 상황이고, 그래서 자꾸 팝 시장 안에 밴드가 포함된 해외를 찾게 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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