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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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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노영민 前 靑비서실장 ‘강제북송’ 결정 과정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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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안보조차 정치보복 대상” 비난

동아일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을 19일 불러 조사했다. 윤석열 정부로 교체된 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최고위급 인사가 검찰 조사를 받은 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이날 오전 노 전 실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탈북 어민 합동조사가 조기 종료된 경위와 강제 북송이 결정된 과정 등을 물었다. 노 전 실장은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국민의힘 국가안보 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로부터 올 8월 고발됐다.

노 전 실장은 북한 어민 2명이 해군에 나포되고 이틀 후인 2019년 11월 4일 청와대에서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북송 방침을 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는 다음 날 북한에 어민 2명을 북송하겠다는 전통문을 보냈고, 어민들은 같은 달 7일 오후 3시경 판문점을 통해 북송됐다. 검찰은 노 전 실장 조사 후 당시 북송 결정에 관여했던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실장은 이날 조사를 마친 후 “국익에 기반한 남북 관계 등 안보조차 정치 보복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제 도끼에 제 발등을 찍히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野 “尹정부 칼끝, 文 향해 가고 있어” 반발

‘강제북송’ 노영민 조사
檢 “국정원 귀순의사 보고서에도 盧주재 회의서 방향전환 의심”
감사원, 서주석 등 檢수사 요청


검찰이 19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윗선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탈북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는 보고서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전달했지만 11월 4일 노 전 실장 주재로 청와대 대책회의가 열린 뒤 정부 기류가 바뀐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당시 회의에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의 경우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었다.

국정원 자체조사 등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강제 북송 방침이 결정된 후 서훈 전 국정원장은 합동조사 보고서에서 ‘귀순 의사 표명 및 강제수사 건의’ 표현을 삭제하고 대신 ‘대공 혐의점 없음 결론’을 적어 통일부에 송부하도록 김준환 당시 3차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정원과 국방부, 경찰 등이 참여한 합동조사팀에도 보고서 중 ‘귀순자 확인자료’라는 표현을 ‘월선자 확인자료’로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한다.

다만 11월 4일 청와대 회의 내용은 회의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검찰은 대신 당시 회의 참석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노 전 실장에 이어 조만간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강제 북송 결정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이 북송 방침을 보고받고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노 전 실장 출석 조사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전 정권에서 일어났던 안보 관련 사건을 가지고 자꾸만 정쟁으로 몰아가며 덫을 놓고 있다”며 “칼끝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가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서 전 원장과 서주석 전 국가안보실 1차장, 강건작 전 국가위기관리센터장 등 3명을 검찰에 수사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들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피살된 후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해 ‘월북 몰이’에 나선 핵심 인사들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또 서 전 원장과 서 전 1차장에 대해선 이 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되기 전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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