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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화)

16년전 日기업 보고 놀랐던 이재용…이후 삼성이 만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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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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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발전한 나라이고, 삼성도 제조업을 통해 성장한 회사다. 그러나 기술 인력의 육성과 사회적 관심은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6년 상무를 지내던 때 일본의 한 기업을 다녀오곤 기술 관련 책임자에게 한 말이다. 이 부회장은 이 기업이 사내에 각종 기능대회 임직원 입상자 명단과 상패를 전시해 놓은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앞장서서 우수 기술 인력이 우대받고 존경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의 기능 중시 철학을 나타내는 대표적 일화다. 이후 삼성전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이듬해 사내에 기능올림픽사무국을 신설했고, 기술인력 후원을 적극 실시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를 비롯해 국내 전국기능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 모두가 지원 대상이다.

이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에 방문한 것을 두고 또다시 기능인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폐회식 개최 40분 전인 오후 3시20분쯤 현장을 찾아 한국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 인사를 전했다. 이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들과 짧게 간담회를 가진 뒤 폐회식에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수상자에게 직접 메달을 전달하며 축하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이 기능올림픽 현장에 방문한 것은 2009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렸던 국제기능올림픽 이후 13년 만이지만, 그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능인력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보여왔다.

캐나다 캘거리 대회장을 방문한 다음해에 국내 공업고등학교 교장단을 만난 일은 지금까지도 인상적인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경기도 수원사업장으로 전국 공업고등학교 교장회 임원 20명을 초청해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사회에서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삼성이 만들어 가겠다"면서 "우수한 기능인력을 많이 양성해서 삼성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교장단이 삼성전자 훈련센터에서 삼성 홍보영상물을 시청하고 공장시설을 견학하는 내내 안내를 도맡았다. 견학 이후 이어진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교장단에 일일이 "훌륭한 인재를 많이 육성해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2011년 11월에는 런던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한 삼성 선수단을 KBS 홀에서 열린 삼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 공연에 초청해 공연을 함께 관람하고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최선을 다하셨다"며 "기능올림픽은 큰 행사이지만 인생으로 보면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더 열심히 본인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또 나라를 위해서 노력해 주면 고맙겠다"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헝가리와 독일 등 유럽 출장을 마친 후 귀국길에서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며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8월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를 가진 기흥캠퍼스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에 참석해서도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면서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적은 국내외 기능인력 대회를 기업이 16년간 꾸준히 지원한 일이 쉬운 일이 아니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에 따르면 올해까지 투입된 기능인력 관련 누적 후원금은 100억원에 이른다.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선수를 특별채용한 규모는 1400명을 넘긴다. 삼성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09년 국무총리 단체표창, 2018년 대통령 단체표장을 받았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건너뛰었던 지난해를 제외하고 2008년부터 매년 사내 우수 기능인력을 발굴하기 위해 전세계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기능 경연 대회 '삼성국제기능경기대회'도 매해 열어왔다.

재계 한 인사는 "대한민국의 기술 위상을 드높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면서 "이 부회장의 관심이 아니었다면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이라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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