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초중고·특수학교 교사 6천200명 설문조사
'발표시켰다고 아동학대 신고'…교사 90% "나도 신고될까 우려"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교사 10명 중 9명 이상은 학교 안팎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아동학대로 의심받아 신고를 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13일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6천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9%가 이같이 답했다.
아동학대 신고 관련 전교조 설문조사 |
2022년 교육부 아동학대 예방 가이드북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될 경우 경찰 및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출동해 조사를 시작한다. 학대행위 의심자는 아동과 접근이 금지되며 피해아동은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으로 인도된다.
가이드북 지침에 대해 교사들은 아동의 주장만으로도 학대 신고가 되는 등 교사에게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응답자의 96.7%가 '오해로 인한 신고가 있다'고 답했고, 95.2%가 '교육부의 가이드북은 현장 실정에 맞지 않다'고 답했다.
또 '소명기회, 진상조사 없이 학부모와 학생의 신고만으로 교육청·관리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한다'(91.6%), '필요성 여부를 살피지 않고 전수조사를 진행한다'(90.6%), '소명기회, 진상조사 없이 사과할 것을 종용한다'(88.6%) 등 불만을 토로했다.
응답자의 61.7%는 아동학대 신고나 민원을 직접 받거나 동료 교사의 사례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동학대 신고 내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폭언, 따돌림 유도 등 정서학대(61.0%)였다. 신고 사례를 살펴보면 '청소 시간에 아이들만 청소를 했다', '손들지 않은 아이에게 발표를 시켰다' 등이 있었다. 예시처럼 학부모나 학생의 자의적 판단으로 신고되는 것도 있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아울러 체벌과 폭행 등 신체학대도 31.4%를 차지했으며, 특수학교의 비율이 58.2%로 높았다. 전교조는 이를 두고 장애학생이 자신이나 주변 학생에게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교사의 정당한 행위까지도 아동학대로 오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신고 관련 전교조 설문조사 |
다만 교사들은 직접 겪거나 들은 아동학대 신고의 61.4%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 중 1.5%만 유죄로 확정됐으며, 13.0%가 수사나 재판 등이 진행 중이었고 5.9%는 기소유예 또는 보호처분을 받았다.
전교조는 "교육 당국의 기계적 매뉴얼 적용은 교육적 배려가 없고 아동 인권 보장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아동의 인권과 교사의 인권 및 교육권이 상호 존중되는 학교를 위해서는 학교 현장에 맞는 실무 매뉴얼 개선과 교육적 해결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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