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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에 데인 상하이 주민들 "수돗물 끊길라" 생수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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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못한 '장기 코로나 봉쇄' 겪은 주민들 당국에 불신 커진듯

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 지역. 2022.10.13.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올봄 2개월간 '봉쇄'로 고통을 겪었던 중국 상하이시 주민들이 이번에는 수돗물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 생수 사재기에 나섰다.

당국이 수도관 청소 작업으로 일부 지역에서 하루 동안 수돗물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예고하자 벌어진 일로, 당국에 대한 주민의 신뢰 상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11일 밤부터 12일 아침까지 상하이에서는 생수 '패닉 바잉(buying)'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마트로 달려가 생수를 쓸어 담았고 특히 노년층에서 그런 움직임을 보였다.

푸둥지구 한 슈퍼마켓 점원 쩡옌원 씨는 SCMP에 "우리 가게에서 생수가 가장 잘 팔리는 품목이 됐고 생수 재고가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동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명백히 비이성적인 구매 열기"라며 "심지어 많은 이들은 왜 다른 이들이 생수를 사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다른 사람들이 사니까 따라서 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은 지난 11일 상하이 수도국이 '12일 수도관과 물탱크 청소작업으로 주거지 10곳의 수돗물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고지한 직후 벌어졌다.

상하이 전역에서 수돗물이 끊길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고 사람들은 슈퍼마켓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수 사재기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수도국이 양쯔강 어귀 두 저수지에 염수 유입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한 후 물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불안을 가중했다.

생수 사재기가 벌어지자 상하이 수도국은 시의 수돗물 생산과 공급이 정상적이며 물 공급을 차단하거나 제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불안한 민심을 달래지는 못한 모양새다.

올봄 "코로나19 감염은 통제되고 있으며 봉쇄는 없다"고 누차 강조하던 상하이 당국이 갑자기 봉쇄를 단행한 일이 2천500만 상하이 주민들에 심리적인 상처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당국이 갑자기 입장을 뒤집고 봉쇄를 단행한 것도 충격인데, 두 차례로 나눠 8일간만 이어진다던 봉쇄가 두 달간 이어지면서 상하이 주민들은 식량, 생필품 부족에 시달렸고 당국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갔다.

마트에서 생수를 산 상하이 주민 바오리화 씨는 SCMP에 "코로나19 봉쇄가 상하이 정부의 신뢰와 진실성에 대한 의문을 급증시켰다"며 "위기가 현실이 될 경우에 대비해 물을 비축해놓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비즈니스 자문사인 쒀레이의 에릭 한은 "사회가 풍문에 너무나 취약한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며 "사재기 광풍은 기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들의 물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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