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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文은 '일장춘몽' MB는 '자승자박'…사자성어로 본 역대 대북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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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전철답습'·박근혜는 '구화투신'…조동호 이대 교수 평가

"대북경협, '주면 변할까' 진보·'안주면 변할까' 보수 다 순진"

연합뉴스

고요한 개성공단
지난 7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북한의 개성공단지원센터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역대 정권들이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순진하게 기대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진보는 '먼저 주면 변하겠지'라는 생각에, 보수는 '안주면 변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대북 경협정책을 펼쳤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냈던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11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발간한 '국가안보와 전략'에서 역대 정부의 남북경협 정책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조 교수는 김영삼 정부의 남북경협 정책에 대해 북핵 문제에 따라 왔다 갔다 한다는 의미에서 '좌충우돌'로 표현했다.

초반에는 남북경협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대결적으로 바뀌었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가 성사되자 곧바로 남북경협 활성화 조치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민족 우선'이라며 전향적인 대북 인식을 드러냈지만 불과 취임 100일만에 기자회견에서 '핵을 가진 자와는 악수할 수 없다'는 정반대 인식을 드러낸 것이 대표적 모습이다.

김대중 정부는 무늬가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겉만 화려하고 속은 부실하다는 의미의 '문과기실'로 표현했다.

김대중 정부가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협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낮은 경제 수준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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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 한눈에'…70년 만에 발길 허락한 인제 DMZ 평화의 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노무현 정부에 대해선 이전 김대중 정부와 동일한 방식으로 남북경협을 추진했다는 의미에서 '전철답습'으로 표현했다.

대표적인 예로 개성공단 사업을 꼽았다.

조 교수는 "남북경협의 근본적 속성은 물론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하면 민간 주도로 변화했어야 하나, 정부 주도·지원 방식, 대형 남북경협 선호는 그대로였고 규모와 속도에서는 오히려 김대중 정부를 앞섰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자승자박'으로 표현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잣대로 실질적인 대북정책을 선언했지만,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북 제재 '5·24 조치'를 발표하면서 임기 내내 강경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성급하게 행동하다가 해를 키웠다'는 의미의 '구화투신'으로 표현했다.

북한과 '신뢰 형성'을 최우선으로 추진했지만 2016년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선언해 오히려 남북경협이 완전히 단절된 점을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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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개성공단
지난 5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에서 북한이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폭파 시 충격으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가 방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문재인 정부는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장춘몽'으로 끝났다고 표현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시작된 남북관계의 '봄'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졌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로 싸늘하게 식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먼저 주면 변하겠지'라는 진보 정부의 인식이나 '안 주면 변하겠지'라는 보수 정부의 인식은 순진하기는 마찬가지이며 방법론상의 차이였을 뿐"이라며 미래 산업구조 변화와 효과성·수익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변화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변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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