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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대회 앞 코로나 확산에 극단 방역…관영매체 “버텨야 승리” 제로코로나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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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베이징 도심에 설치된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기념 조형물 앞으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다시 한번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당 대회가 끝나면 중국이 서서히 방역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관영매체들은 여전히 “버티는 게 승리하는 길”이라며 강력한 봉쇄 조치를 근간으로 한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1일 0시 기준 일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208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국 내 일일 감염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선 건 지난 8월20일 이후 50여일 만이다. 여름 휴가철을 거치며 확산됐던 코로나19가 9월 들어 다소 잠잠해졌지만 최근 국경절 연휴(1∼7일)를 기점으로 다시 확산세로 돌아선 것이다. 국경절 직전 일일 감염자수는 600명대였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고 지도부를 개편하는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감염자가 재확산되자 당국은 극도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감염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과도한 방역 조치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 일들이 벌어진다. 산시(山西)성 펀양(汾陽)시는 지난 9일 전 시민 대상 검사에서 1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되자 10일부터 주민들의 비필수적 외출을 금지하는 사실상의 봉쇄 조치를 내렸다. 앞서 산시(山西)성 융지시(永濟)에서는 감염자가 없음에도 사흘간 지역을 봉쇄하는 일도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무라홀딩스의 분석을 인용해 현재도 중국에서 약 36개 도시 1억9700만명의 주민이 봉쇄 조치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과도한 통제’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관영매체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견지해야 한다며 방역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시평(논평)에서 “지난 국경절 연휴 동안 전국에서 엄격한 전염병 예방·통제 조치가 취해졌지만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코로나19가 반복되고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는 전염병 예방·통제 조치가 결코 완화돼선 안 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탕핑(躺平·똑바로 드러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는 출구가 없고 그런 나라 대부분이 큰 대가를 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2년 이상 동태적 제로 코로나를 견지해 인민의 생명 안전과 건강을 최대한 보호했고 버텨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논평 성격의 기사에서 “동태적 제로 코로나는 사회적 비용이 가장 낮고 중국이 적시에 전염병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선택임이 충분히 증명됐다”며 “만약 탕핑을 선택한다면 전염병이 만연해 필연적으로 더 심각한 인명과 재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일수록 동태적 제로 코로나가 지속가능하고 반드시 견재해야 하는 것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영매체들의 이 같은 주장을 두고 중국이 이번 당 대회 이후에도 당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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