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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르포] 떠들썩했던 판문점, 잡초만 무성하고 적막감 감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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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발사 직후 취재진 방문…북한군 두문불출 속 쌍안경으로 감시

방호복 입은 북한군…유엔사-북한 핫라인은 정상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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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프레스 투어
(서울=연합뉴스) 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개최된 프레스 투어에 참여한 내/외신 기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2022.10.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파주·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홍제성 기자 =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직후인 4일 오전 찾아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긴장감과 함께 적막감이 감돌았다.

통일부·국방부를 출입하는 언론사의 공동취재단과 외신기자 등 30여 명은 이날 판문점을 방문했다. 통상 판문점 남측 지역에 사람들이 몰리면 으레 북측 판문각에 있는 북한 군인들이 비디오카메라 등을 들고나오지만, 이날은 아무런 움직임도 눈에 띄지 않았다.

JSA내 남북 경계인 콘크리트 군사분계선(MDL) 바로 앞 북측지역에 사람 절반 크기의 잡초만 무성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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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 북측
(서울=연합뉴스) 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 북측에 자라난 풀들이 한동안 사람 손이 닿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2022.10.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공동취재단은 우선 통일대교에서 집결해 출입 허가를 받은 차량을 이용해 캠프 보니파스에 모여 간단한 안내를 들으며 버스에 탑승했다.

이 부대의 명칭은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의 '도끼 만행사건' 당시 희생된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이 부대 내에는 미군 70여 명과 한국군 700여 명이 함께 근무한다.

이동 중에 눈에 들어온 산길은 겉으로는 여느 시골길과 비슷해 보였다. 이동 중 비무장지대(DMZ) 내 두 곳의 민간인 마을인 남측 대성동과 북측 기정동 마을을 비롯해 대전차 매설 지뢰지역, 비무장지대내 감시초소(GP) 등의 설명을 들으니 이곳이 남북분단의 상징이자 남북이 대치하는 최전선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게 다가왔다.

특히 차 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돌아올 수 없는 다리'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뒤 이 다리를 통해서 포로송환이 이뤄져 한번 건너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려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곳은 JSA 3소초였다.

화창하게 갠 날씨로 인해 기정동 마을 너머 개성공단에 세워진 건물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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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기정동 마을 인공기
(서울=연합뉴스) 4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바라본 북한의 기정동 마을 내 문화회관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2.10.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그리프 호프만 유엔군사령부 국제정치담당관(공군 중령)은 유리색과 베이지색을 띤 두 동의 높은 건물을 가리키며 "저곳이 바로 한국의 투자와 인프라. 북한의 노동력이 만나는 개성공단"이라며 "그곳 앞쪽에는 남북연락사무소가 있었지만, 북한이 2020년 여름에 폭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오른쪽에는 라디오 전파방해용 탑이 있었고 실제 1953년 정전협정을 체결한 과거 회담장의 모습도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이동하면서 우리측 자유의집 앞 냉각탑에서 2017년 11월 북한군 병사의 월남 시도 당시 북측 경비병들이 조준사격을 한 총탄의 흔적도 볼 수 있었다. 남북이 최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탓에 언제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곳이란 점이 실감 나게 다가왔다.

취재진은 JSA의 상징적 하늘색 건물인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 안으로 들어갔다.

호프만 중령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이곳에서 약 468회가량 회의가 개최되며 후속합의서 논의가 진행됐다"며 회의실 양측 끝에는 통역사들의 통역실도 마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T1부터 T4까지 총 4개 동으로 구성된 회의실 사이에는 과거 남북 군인이 최근접 거리에서 경계근무를 서 왔지만, 이날 북한군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유엔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북한군은 거의 나오지 않고 북측 건물인 판문각 안에서만 일부 눈에 띈다고 한다.

이날도 판문각 내에서 흰색 방호복을 입은 북한 군인이 쌍안경을 들고 남측 구역의 동향을 감시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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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안경 든 북한군
(서울=연합뉴스) 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내 북측 판문각 창문에서 북한군이 남측을 향해 쌍안경을 들고 있다. 2022.10.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호프만 중령은 "지난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왔을 때도 북한군이 판문각 안에서만 다수 쳐다보는 느낌이 있었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고 전했다.

취재진은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심은 소나무를 지나 유엔사와 북한군의 핫라인이 구축된 '공동일직' 건물 쪽으로 향했다.

호프만 중령은 "이곳의 전화가 북한 측으로 연결이 되며 유엔사 군인과 통역관이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오늘도 특별한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의 견학은 2018년 남북 정상이 만났던 도보다리에서 마무리됐다.

도보다리는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T2)과 중립국감독위원회 캠프 사이의 습지 위에 설치된 50m 길이의 작은 다리로 현재는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직접 올라가 볼 수는 없었다.

취재진은 버스에 올라타기 전 1984년 판문점 내에서 발생한 귀순 시도 사건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북한 측 투어가이드였던 소련인 1명이 남측으로 귀순을 시도한 사건으로 인해 남측 군인 1명이 목숨을 잃었고, 판문점 내에 이 군인의 희생을 추모하는 추모비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에 취재진의 표정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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