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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오펙+, 팬데믹 이후 최대 감산 조짐…국제유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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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33번 고속도로에 석유 펌프잭들이 보인다. 캘리포니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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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의 모임인 오펙플러스(+)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반등했다. 감산으로 인한 유가 상승 압력과 점점 짙어지는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인한 하락 압력이 맞붙은 모양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펙플러스가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배럴 이상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통신에 “오펙플러스의 감산량이 전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인 100만배럴을 넘을 수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보도대로 하루 ‘100만배럴 이상 감산’안이 합의되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며 2020년 4월 하루 1000만배럴 원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 뒤 가장 큰 폭의 감산이 된다. 구체적인 감산량은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오펙플러스는 9월엔 하루 생산량을 10만배럴 줄인 바 있다.

대규모 감산 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반등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3일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3.3%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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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경기 침체와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가 6월부터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3월 초 12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안정되는 듯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6월 초 다시 120달러 수준을 넘었다.

하지만 이후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분명해지며 하락하기 시작해 8월 100달러 선이 깨졌고 최근엔 80달러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져왔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뉴욕상업거래소 브렌트유 11월 선물은 올 3분기에 무려 24.84% 내린 배럴당 79.49달러로 마감했다. 분기 기준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3일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세계적인 긴축재정 상태가 광범위한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왔다”며 “이는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제이피(JP)모건 등 주요 은행은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오펙플러스가 적어도 하루 생산량을 50만배럴은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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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펙(석유수출국기구)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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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감산 계획에 미국은 반발할 전망이다. 오펙플러스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탭’을 세차례나 밟으며 안정시키려던 국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 또 주요 7개국(G7)이 12월 초 도입하기로 한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번 감산 결정으로 세계 경제에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 산유국들도 중장기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블룸버그>는 “대규모 감산은 경기 둔화 및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미국과 주요 소비국의 비판을 끌어낼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 역시 “감산 결정은 러시아를 처벌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고 있는 미국을 화나게 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의 어려운 관계 속에서도 러시아의 행동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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