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회원국 아닌 노르웨이 국경 쪽만 남아
핀란드의 러시아인 여행객 입국 금지 조처가 발표된 29일(현지시각) 러시아인들이 핀란드의 국경 도시 발리마를 통해 핀란드로 들어오고 있다. 발리마/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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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정부가 30일(현지시각)부터 유럽국가 간 통행 자유를 보장한 솅겐협정 조약국에서 관광용 사증(비자)를 받은 러시아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인 관광객들이 유럽연합(EU)으로 들어올 통로가 사실상 막히게 됐다.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이 유럽연합 쪽으로 탈출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교장관은 2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솅겐협정에 가입한 유럽 26개국에서 관광용 사증을 받은 러시아인의 자국 입국을 30일 0시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비스토 장관은 “관광을 위해 핀란드로 입국하는 러시아인들이 핀란드의 국제 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다만, 가족 방문과 업무 및 연구를 위한 러시아인의 입국은 계속 허용된다.
폴란드·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연합 4개 회원국은 지난 19일 일제히 러시아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시켰다. 국경을 직접 맞댄 마지막 유럽연합 국가인 핀란드도 이 행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 여행객이 유럽연합으로 직접 들어오는 길은 모두 막혔다.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니지만 솅겐협정 가입국인 노르웨이는 러시아 국경을 계속 열어둘 예정이라며 최근 육로로 들어오는 러시아인이 몇 백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진 직후 러시아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영내 진입을 금지한 바 있다. 비행기를 통한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러시아인들은 육로로 핀란드 등으로 들어간 뒤 항공편 등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왔다.
핀란드 정부의 이번 조처로 러시아 정부가 지난 21일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뒤 징집을 피해 탈출하는 러시아인들이 유럽연합 쪽으로 이동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로이터>는 지난 주말에만 1만7천여명의 러시아인들이 핀란드로 입국했으며 이는 일주일 전보다 80%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라 징집을 피해 탈출하는 러시아인들은 무사증(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조지아와 카자흐스탄으로 더 몰리게 될 전망이다. 27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조지아 국경에 러시아를 빠져나가려는 차량 행렬이 16㎞나 이어졌다. 예비군 동원령 이후 일주일 사이에 두 나라로 입국한 러시아인은 각각 5만3천명과 9만8천명이었다. 같은 기간 핀란드로 입국한 러시아인은 4만3천명이었다. 핀란드 국경 통제 당국은 최근 러시아쪽 국경 검문소에 군인이 배치되면서 핀란드로 입국하는 러시아인 중 젊은 남성 비율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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