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아프간 카불에서 시위하는 여성.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탈레반의 가혹한 탄압을 뚫고 '이란 히잡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연대 시위를 벌였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 약 25명은 이날 수도 카불의 이란 대사관 앞에서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최근 이란에서 의문사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아미니는 이달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조사받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후 사망했다.
일반적으로 히잡은 이슬람 여성의 머리와 목 등만 가리는 스카프를 말하지만 때로는 부르카(눈 부위만 망사로 뚫린 채 얼굴 등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 니캅(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 등과 혼용되거나 이를 포괄하는 이슬람 의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란 경찰은 아미니의 죽음과 관련해 폭력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란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 카불 시위 참여자 중 한 명은 "이란 국민과 아프간 여성 희생자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이날 "이란은 봉기했다. 이제는 우리 차례다", "카불부터 이란까지 독재 정부에 노(no)라고 말하라"는 내용의 팻말도 들었다.
시위가 벌어지자 탈레반은 즉시 해산에 나섰다.
AFP통신은 현지 통신원을 인용해 탈레반 대원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허공에 총을 쐈고 팻말을 빼앗은 후 찢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 여러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여성 인권은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음에도 지난 3월 새 학기 첫날 말을 바꿨다.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도 할 수 없게 됐고, 여성에 대해서는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도 의무화됐다.
이런 가운데 경제는 더욱 망가졌고 가뭄과 지진 등 자연재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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