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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尹회담서 '가짜뉴스' 폐해 언급한 해리스…"dis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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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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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미국 정부 2인자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 장치에 관한 긴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선 가짜뉴스(disinformation)의 폐해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와 관련해 “양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등 금융공조 방안 논의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금융 공조 방안도 논의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유동성 공급장치 실행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한 점도 회담의 의미 있는 성과”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공급 장치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간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통화스와프 등에 대한 협상 진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로 인식할 수 있는 유동성 체계 협의가 양국 정상 간 뉴욕 환담을 계기로 물밑에서 조율이 됐다”며 “오늘 해리스 부통령을 통해 실질적으로 (통화스와프 등 유동성 체계를) 이행하겠다는 미 행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은 뉴욕에서 불거진 한·미 정상 간 ‘48초 스탠딩 환담’ 논란을 의식한 듯 예정보다 2배가량 길어진 85분간 이어졌다. 양국 최고위급 인사 간 접견이 별도의 오·만찬 없이 1시간 이상 진행된 건 드문 일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과 사전 환담을 통해 돈독한 개인적 유대감과 신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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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한 가운데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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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폐해 언급한 해리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순방 과정에서 있었던 소위 ‘비속어 논란’에 대해 “미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리스 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회담 중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를 뜻하는 ‘disinformation’란 단어를 거론하며 관련 폐해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국내 특정 언론의 구체적인 보도가 언급되진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이 “개의치 않는다”고 밝힌 논란의 범위를 묻는 질문에 “한·미 회동에 대한 일체의 논란”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표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에 대한 철통 같은 미국의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확장억제 등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긴밀한 공조와 협의도 재확인했다. 대만 해협과 관련해선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군사 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한·미 동맹의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전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선 내년 7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을 기념한 윤 대통령의 방미 계획 협의와 양국 우주 분야 간 협력 강화 논의도 이어가기로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께서도 개인적으로 ‘안부를 꼭 전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올해 굉장히 생산적인 방한을 가졌다는 말씀을 했다”는 말을 윤 대통령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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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9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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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尹정부에 힘 실어줘”



윤 대통령은 회담 중 해리스 부통령의 다음 일정인 ‘여성 리더 초청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 여성들의 참여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오늘 여성 지도자 환담이 유익한 결과를 내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정부도 여성 역량 강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지위에 근거해 민주주의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며 “윤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꺼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초청 라운드 테이블 행사 뒤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번 회담에 대해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수세에 몰린 상황을 고려한 듯 바이든 행정부가 여러 선물을 전하며 힘을 실어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85분간 이어진 긴 회담과 국내 비속어 논란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준 부분이 눈에 띈다”고 했다. 다만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어 IRA 등과 관련한 협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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