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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메타버스·게임 규제 분리 속 우려도 제기…국감서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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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의원, 메타버스·게임 규제 구분 부작용 지적…네이버제트 대표 증인 소환

다만 업계서는 규제 등을 이유로 게임법 적용에 부정적…과기부·문체부 의견 엇갈려

아주경제

네이버 '제페토' 내에서는 공식 맵이나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월드 등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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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메타버스와 게임 간 규제를 구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메타버스를 게임과 분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느슨해질 규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주된 이유다. 당장 다음달 5일로 예정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정감사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 대표주자인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측이 증인으로 소환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7일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대표를 증인 신청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네이버 제페토(메타버스) 내 게임 등 콘텐츠 관련'을 신문 요지로 꼽았다.

류 의원은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있는 게임물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 22일 대정부질문에서 류 의원은 '제페토'와 한 게임사의 게임을 영상으로 비교하며 "둘 다 같은 게임이지만 메타버스 내 게임물은 게임법 적용을 받지 않고, 일반 게임물은 게임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이런 틈을 노려 음란성·폭력성이 포함된 게임물이 메타버스 내에 생기더라도 법적 조치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호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메타버스 내 들어간 게임 콘텐츠는 게임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게임 내 재화 등을 현금으로 바꿔 인출할 수 있는 등 현행 게임법에서 금지된 행위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조속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자체는 게임물로 보지 않더라도, 플랫폼 내에 있는 개별 게임 콘텐츠에 대해서는 게임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행 게임법은 모든 게임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등급분류 세부 기준은 선정성·폭력성·사행성 등이다. 게임위는 이에 따라 소셜카지노 등 도박을 모방한 게임이나 P2E 게임(돈 버는 게임) 등 블록체인을 접목한 게임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등급분류를 받지 못한 게임은 국내에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메타버스는 현재 게임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게임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게임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7월 게임위는 네이버제트 쪽에 '제페토'에 대한 게임 심의를 안내하기도 했다. 문체부 역시 이 같은 기조 하에서 메타버스의 게임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달 초 진행된 메타버스의 게임 등급분류 적용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서 문체부는 "동일 콘텐츠 동일 규제라는 원칙에 어긋나 특혜 논란 등 게임업계 반발이 예상된다"며 "메타버스 내 불법 게임물이 발생하더라도 게임법에 따른 사후 모니터링 및 관리·감독이 불가하다는 점도 우려되며, 암호화폐와 메타버스에 대한 관리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법 적용마저 배제될 경우 이용자의 재산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메타버스와 게임 간 분리를 주장한다. 가장 큰 이유는 게임에 대해 적용되는 규제가 메타버스로 확장되면 자칫 신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메타버스 영역이 기술적 형태나 외모가 게임과 닮았지만 정책적으로 명확히 게임과 구분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주장했을 정도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세계 유일의 강력한 사전규제이자 덩어리 규제인 게임 규제를 메타버스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신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심각한 우려를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정부는 메타버스와 게임을 분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14일 국무조정실은 "메타버스에 대한 게임 규제 가능성에 업계 부담 및 산업성장 저해가 우려된다"며 "게임물과 메타버스 구분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연내 조속히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메타버스 신산업 활성화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사실상 가이드라인 수립 전까지는 메타버스 관련 규제가 유예되는 상황이라 이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메타버스·게임 구분 여부와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네이버 '제페토'는 최근 게임과 거리를 두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당시까지만 해도 "하반기 중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제작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일반 이용자들도 게임 기능을 넣어 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네이버는 "제페토 공식 맵에 게임 요소가 있긴 하지만 게임 기능, 게임 카테고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감을 통해 '제페토'의 게임성 여부에 대한 네이버제트의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하는 분위기다. 류 의원실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메타버스와 게임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등에 대해 업계 선두주자인 네이버가 국감을 통해 직접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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