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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교육장관 이주호 내정, 경사노위 김문수 임명···‘MB·극우’ 올드보이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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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지명된 이주호 전 장관과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임명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명했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임명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은 시장주의적 교육정책의 선봉에 섰던 이 전 장관에게, 노동개혁은 반노동·극우 행보를 해 온 김 전 지사에게 맡기는 구상이다. 인선을 두고 사회적 논란과 분열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대표적 친이명박(MB)계 관료·정치인으로 윤 대통령의 좁은 인재풀 문제도 다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인선을 단행했다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박순애 전 장관 사퇴 이후 51일 만이다.

이 내정자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을 거쳐 2010~2013년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임명되면 10년여 만에 교육정책 수장에 복귀하게 된다. 김 실장은 “교육 현장, 정부, 의정 활동(17대 국회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하는 미래인재 양성, 교육격차 해소 등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김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15·16·17대 국회의원과 32·33대(2006~2014년)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 친이계 보수 정치인으로 분류돼왔지만 점차 극우적 행보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많다. 김 실장은 “노동현장 경험이 많아 정부와 사용자, 노동자 대표간 원활한 협의 및 의견 조율은 물론 노사협력을 통한 상생의 노동시장 구축 등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과제를 적극 추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인선 발표 전부터 관련 단체들의 반대가 높던 인물들이다. 이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만들고, 일제고사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등 시장경쟁 원리를 교육계 전반에 도입했다. 정책 수립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자사고 등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 교육개혁의 방향에서 경쟁원리가 다시 강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실장은 이 내정자 논란을 두고는 “자사고에 대해 진영에 따라 의견들이 다르지만 소신껏 잘 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잘 하실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반노동, 극우 행보 양쪽으로 문제가 지적돼 국민통합에 반하는 ‘분열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노동운동가 출신이지만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는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 지난 7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노총 목표를 “사회주의평등경제를 쟁취하는 것”이라고 썼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선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했다.

정치적으로도 극우적 행보로 논란이 돼왔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국면에선 이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석했다. 2020년에는 역시 극우 성향인 전광훈 목사와 함께 자유통일당을 만들어 대표로 활동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총살감”, 세월호 천막은 “죽음의 굿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악마”라고 하는 등 막말 논란을 자주 빚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논란을 두고 “노동계에 대한 애착도 많으시고 (노동계) 선후배 유대관계도 좋아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주호 내정자를 두고 “MB 정부의 실패한 인사 재활용”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위원장에 대해선 ‘119 전화 갑질’ 논란과 소방헬기로 행사장에 간 이력을 거론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에게 갑질을 한 인물이 어떤 노동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10년 전 인사로 돌아갔다”라고 비판했다.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주호 내정자는) 일제고사와 자사고 등으로 이명박 정부의 경쟁교육을 주도했던 분으로, 구시대 경쟁교육과 닦달 교육을 밀어붙인 인물이 교육부 장관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지명 재고를 촉구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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