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사건 같은 스토킹범죄 통계보니
남성 가해자, 여성의 4배…“전 연령층서 많아”
남성 우월성 등 ‘그릇된 남성관’ 원인 지목돼
“거절에 대처하는 방법교육 필요”
전문가들은 남성 중심의 우월적 사고와 같은 ‘그릇된 남성관’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범죄 예방을 위해 어려서부터 상대방의 거절에 대처하는 교육 등이 필요하단 제언이 나온다.
(자료=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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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찰청이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스토킹처벌법 시행 후 스토킹범죄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말~올해 8월까지 스토킹 범죄로 검거된 이는 총 7152명이었다. 이중 남성 가해자는 5820명으로 여성 가해자 수(1332명)의 4배를 웃돌았다. 피해자 성별은 여성(6228명)이 남성(1289명)보다 5배 이상 많다.
스토킹범죄는 ‘피 끓는’ 젊은층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스토킹 피해를 입은 여성은 20대부터 40대까지 각 1000명대였고 50대 900여명, 60대 이상에서도 400여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는 전 세대에 걸쳐서 남성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먼저 스토킹범죄의 신고부터 남녀차가 존재한다고 본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하는 입장에서 신변에 대한 두려움은 여성이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으로 위협감을 느껴 신고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을 것”이라고 했다.
우월성 등에 사로잡힌 ‘그릇된 남성관’은 주요원인으로 지목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도 스토킹을 하지만, 스토킹이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건 남성이 더 많다”며 “남성 우위의 권력관계를 작동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여성을 종속적 대상으로 보는 남성의 우월적 사고가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특성이 이번 통계에 투영됐다”며 “UN에서 이미 1991년에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을 ‘젠더(성) 기반 폭력’으로 정의했듯 신당역사건을 포함한 스토킹사건은 젠더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스토킹을 ‘순애보’로 둔갑시켜 미화했던 잘못된 문화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있느냐’는 식으로 스토킹을 범죄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집 앞에서 기다리거나 꽃·선물공세하는 걸 구애 행위로 여기고, 강제력을 동원해 설득하면 상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처벌강화에 더불어, 거절 대처법 등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임준태 교수는 “‘아니다(노)’라고 하는 상대방의 의사표시에 대처하는 감정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어릴 때부터 심리상담 치료처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싫어하는 행위를 하는 건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며 “만나달라고 계속 호소했는데 안 만나줘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류의 사고를 용인하면 범죄는 끝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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