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9.2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균형발전과 연계한 인구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제시하지 않았던 새로운 접근법이다. 출산율에만 집착한 인구정책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는 총론보다 각론이 중요한 과제다.
윤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선 지역이 스스로 동력을 찾고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 이른바 제2국무회의를 정례화해 지자체장들과 함께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여러 함의를 내포한다. 우선 인구문제의 근본적 해법 중 하나로 균형발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균형발전은 인구정책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았다. 급격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출산율을 끌어올리는데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낮은 합계출산율은 결국 정책의 실패였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한 직후 저출산 대책은 저출산 기조의 완화에만 초점을 맞췄다. 보육 예산 등이 급격히 늘었던 이유다. 이후 저출산 대책의 기조가 완화와 대응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대세는 변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듯 윤 대통령도 "지난 16년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역대 정부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해 내놓은 접근 방법 중 하나가 균형발전과 연계한 인구정책인 것으로 해석된다.
[세종=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세종 도담동 아이누리 어린이집에서 영유아 가족 및 보육종사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9.2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균형발전과 연계한 인구정책의 중요성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제안됐다. 비수도권의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몰리고, 수도권에 정착한 청년들은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며 결혼과 출산을 기피한다는 이유에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균형발전과 연계한 인구정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통계청 인구통계의 추이도 인구정책과 균형발전의 연계 필요성을 가르킨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3명으로 전국 평균(0.81명)보다 훨씬 적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역시 같은 맥락에서 균형발전과 연계한 인구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균형발전의 핵심 거버넌스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해 신설할 지방시대위원회는 현재 출범 절차를 밟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이제는 지방시대' 기조에 맞춰 지방시대위원회는 세종시에 설치한다.
윤 대통령은 현행법상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전면 개편도 예고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의 위상 강화는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추진해왔던 정책과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장관급인 부위원장 자리를 신설했다.
하지만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곳이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여러 부처로 나뉘어져 있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실질적 행정력을 갖추고 있지 못해 위상 강화는 요원했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전면 개편할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현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공석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인구정책 추진체계를 정비해 저출산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