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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세계 코로나 상황

‘제로코로나’ 중국은 언제 마스크 벗을까[중국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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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26일부터 격리 '0+3' 완화

엇갈린 중국 반응…"부럽다"vs"우둔한 선택"

중국, 제로코로나 10월 당대회 후 완화 기대

"제로코로나 없었음 중국서 400만명 사망"

내년 3월까지 변화없을 수도…경제충격 숙제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홍콩 정부가 26일부터 입국자 시설 격리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여만이다. 대신 입국 후 사흘간은 식당 등 대중 시설을 이용할 수는 없으며 나흘간 추가로 자가 모니터링을 해야한다.

중국 내 반응은 엇갈렸다. 많은 네티즌들은 “지지한다”, “부럽다” 등 댓글을 달았지만 “경제와 생명을 바꾼 것”, “선진국을 따라가는 우둔한 선택”이라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중국 본토는 지난 6월 말부터 입국 격리를 ‘7+3’로 완화했지만 국제 항공편이 끊기기 일쑤고,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여전히 더 긴 기간의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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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차오(李家超·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23일 홍콩 입국 완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콩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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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장기집권, 10월 당대회 이후 완화 기대감

전세계가 마스크를 벗으며 ‘엔데믹’(풍토병화)을 향해가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도 ‘제로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서 주요국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던 것도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등 중국 대표단뿐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에 방문했을때도 홀로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방역 지침 때문에 중국 대표단이 만찬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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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많은 도시는 아직도 통제 또는 봉쇄상태다. 전세계가 국경을 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만 계속 제로코로나를 고수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홍콩의 격리완화에 대한 반응에서 나타나듯 제로코로나에 대한 시각 차이도 커 방역을 언제 완화할 수 있을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내에서는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 이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당대회인만큼 방역성과를 위해 이전에는 방역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중국은 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방역 고삐를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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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마스크를 쓰고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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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결정되고 나면 중국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방역을 제로코로나를 고수할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내에서 제로코로나에 대한 반대 여론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 코로나19 격리 대상자로 분리된 주민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추락해 27명이 숨지는 사고가 생기면서 “방역이 사람을 잡는다”는 비난이 커졌다. 상하이 등 도시 봉쇄때부터 나왔던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내년 3월까지 유지될 수도…경제 충격 큰 대가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이 내년 3월까지도 제로코로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3연임을 하더라도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는 내년 3월 초 열릴 예정인 제14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글로벌 금융기관도 정권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내년 3월까지 제로코로나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제로코로나 성과를 앞세워 중국 공산당과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다른 국가와 달리 제로코로나를 유지해 많은 생명을 지켰다는 논리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4일까지 중국 본토 내 누적 확진자수(무증상 감염자는 제외, 누적 감염자 미공개)는 24만9389명이고, 사망자는 5226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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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8일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행사에서 스크린에 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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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해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400만명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400만명은 중국의 인구가 미국(약 3억3000만명)의 약 4배인 14억명으로 사망자도 4배로 단순 계산한 값이다. 많은 중국인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속에 이같은 주장에 동요하고 있다.

방역 성과는 내세울수 있을지 모르나 중국은 제로코로나로 경제 성장 둔화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침체된다면 중국 정부에는 더 큰 숙제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내세웠는데 이미 3%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이다.

황옌중 미국외교협회(CFR)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와의 싸움에서 성공하기 위해 제로코로나를 시작했지만 2년 반이 지나 질병의 심각성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근본적인 정책을 바꾸고 있지 않다”며 “이 접근법이 초래하는 2차 위기와 의도치 않았던 결과들은 점점 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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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정부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격리 대상자로 분리돼 이동중이던 주민들이 탄 버스가 추락한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중국신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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