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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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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 기록 인정하는 KLPGA의 이상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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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윤이나(19)의 오구플레이 뒤 경기참가를 ‘심각한 부정행위’로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3년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윤이나가 오구플레이 뒤 출전한 5개 대회 기록을 모두 인정했다. 이 대회들에서 얻은 성적, 상금, 심지어 우승까지도 모두 인정했다. KLPGA의 이런 모순된 결정은 앞으로 제2, 제3의 윤이나 출현을 가능케 한다.

올림픽 등 주요대회에선 부정행위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후의 성적이나 메달은 모두 취소된다. KLPGA의 징계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기록을 인정한 이번 결정은 또 다시 악의적 은폐를 조장할 수 있다.

윤이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상벌분과위원회가 ‘심각한 부정행위’라고 지적한 KLPGA 정규투어 5개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3억1240만 원을 벌었다. 윤이나의 2022년 상금 중 81.1%를 부정행위 뒤 벌어 들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사무국은 ‘3년 출장정지 효력은 징계 부과 이후에만 적용된다’며 윤이나가 출전 자격을 잃기 전까지 이번 시즌 모든 결과물을 변동 없이 인정했다. 선수 측이 사건 발생 40일이 지난 다음에야 대회 참가를 중단한 것은 지금 보면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매일경제

윤이나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상벌분과위원회가 3년 출장정지를 부과하면서 ‘심각한 부정행위’라고 지적한 KLPGA 정규투어 5개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 등을 통해 3억1240만 원을 벌었다. 성적·상금 등 징계 이전 모든 결과물은 취소 없이 인정받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문제가 되기 전 올해 10차례 출전에서 윤이나는 7299만5714원에 그쳤다. 실격 처리된 제36회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하여 수령 자격을 얻지 못한 대회가 3번으로 적지 않았다. 중징계가 불가피한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1달 넘게 출전을 강행한 것은 ‘일단 정상적으로 참가한 대회 성적·상금이 취소되진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 볼 수밖에 없다.

2022 KLPGA 정규투어는 30개 대회로 구성된다. 윤이나가 첫 10번 출전 페이스로 남은 일정을 끝까지 소화했다고 가정하면 2억1898만7142원이다. 결과적으로 ‘골프 근본 신뢰를 훼손한 규칙 위반(대한골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을 감춘 40일 동안 1.43년치 상금을 받았다.

물론 윤이나 오구플레이가 한국여자오픈처럼 대한골프협회 주관이 아니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주관 경기였다면 KLPGA투어 참가 자격을 더 빨리 잃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프로/아마 공동 참가 대회에서 발생한 문제를 최대한 오래 감추며 ‘징계 결정 전에 더 벌어야 한다’는 상금 사냥 행태는 반복된다.

원래라면 나오면 안 되는, 나올 수 없는 선수로 인해 누군가는 우승에 실패했고, 대회 순위가 밀렸으며, 상금을 덜 받았고, 시즌 단위 각종 랭킹에서 손해를 봤다. 윤이나는 ‘심각한 부정행위’로 출전을 강행할 때마다 컷오프를 통과하여 억울한 탈락자를 만들었다. KLPGA는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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