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카카오이모티콘샵] |
애플이 내달 초부터 한국 등에서 인앱결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콘텐츠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애플 정책상 판매자가 가격을 직접 정하지 않고, 선택지에서 골라야 하는데 의도와 상관없이 이용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지우게 된 탓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식 개발자 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 5일부터 한국·일본·칠레·이집트·말레이시아·파키스탄·폴란드·스웨덴·베트남 그리고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인앱결제 가격을 올린다고 공지하고, '티어(Tier)'별 가격표를 게시했다.
인앱결제는 앱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때 마켓사업자(이 경우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애플은 콘텐츠 판매자가 가격을 '책정'하지 않고, '선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티어는 일종의 가격 선택지인데, 콘텐츠는 0부터 87까지 총 88개 티어 외에 다른 가격이 붙을 수 없다.
기존 한국의 티어별 가격은 0티어 0원, 1티어 1200원, 2티어 2500원, 3티어 3900원, 4티어 4900원, 5티어 5900원 등이었다. 앱스토어에서 1500원, 2000원짜리 콘텐츠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한국의 인앱결제 티어별 가격표 일부. [자료 출처 = 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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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번에 공개한 새 가격표에 따르면 1티어 1500원, 2티어 3000원, 3티어 4400원, 4티어 6000원, 5티어 7500원 등으로 0티어를 제외하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단 구독 방식의 콘텐츠는 새 가격표를 따르지 않고,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애플은 베트남을 콕 집어 부가가치세와 법인소득세 등 세금 규정이 바뀐 것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그 외 다른 국가에서 가격을 올린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환율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콘텐츠 판매자는 의도치 않게 가격이 오르게 됐다. 향후 판매자가 가격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네이버웹툰의 지불 화폐인 '쿠키'는 10개에 1티어 가격인 1200원에 판매 중인데 1500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2티어 가격이 적용됐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현재 2500원에서 3000원으로 500원 오른다.
웹에서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앱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사진 출처 = 카카오이모티콘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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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정책은 순전히 앱 내에 적용되는 정책일 뿐 콘텐츠를 다른 경로로 살 때는 가격 상승분이 적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웹에서 구매한 후 PC나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다. 티어 가격이 올라도 웹 판매 가격은 바뀌지 않는다.
현재 웹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은 앱 내 가격과 같은 2500원이다. 웹에서 상시 진행하는 할인 이벤트를 적용받으면 오히려 앱 보다 싸게 살 수 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티어 가격 상승은 애플의 정책일 뿐 판매자 측의 정책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라며 "카카오 이모티콘의 경우 3000원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경로로 구매하면 신경 쓸 필요 없는 얘기"라고 전했다.
한편 앱 외 다른 경로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수수료를 챙겨야 하는 애플이 제재안을 들고나올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앞서 카카오가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반해 웹 결제를 유도하는 '아웃링크'를 달았다가 업데이트 중단이라는 철퇴를 맞고 철회한 바 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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