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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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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부정행위 단호히 대처”…‘도덕 불감증’ 경각심 일깨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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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플레이 늑장신고' 윤이나, KLPGA 3년 출전 정지

KLPGA 상벌위 "심각한 부정행위로 판단"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지난 6월 오구플레이 발생

5년 자격 정지+벌금 5000만원 '중징계'

최근 도덕 불감증·인식의 부재 등 쓴소리 나와

이데일리

윤이나(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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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부정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

자신의 공이 아닌 남의 공으로 플레이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제때 실토하지 않아 논란을 빚은 윤이나(19)에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3년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밝힌 입장이다.

KLPGA는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KLPGA 사무국에서 상벌분과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심의하면서 “규칙 위반 후 장기간에 걸쳐 위반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과 규칙 위반 이후 대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사실 등 KLPGA 회원으로서 심각한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같은 부정행위가 적발될 시 선처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플레이’를 한 뒤 한 달이나 뒤늦게 이를 신고한 이 사건은 최근 골프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갖춘 데다가 7월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우승한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받던 윤이나였기에 사태가 더 커졌다.

윤이나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플레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면서도 플레이를 이어갔고,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를 신고해 더욱 문제가 됐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여서 스코어보다는 룰과 에티켓을 우선으로 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한다. 그러나 오롯이 선수 본인의 양심에만 기대다 보니 유혹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는 국내 투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캐디 54%가 부정행위를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최근 이례적으로 국내남녀골프투어에서 모두 부정행위로 인한 중징계를 받은 사례가 발생해,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아시아드CC 부산오픈 1라운드에서 A 선수는 4번홀(파5) 좌측 OB(아웃 오브 바운즈) 방향 지점에서 ‘알까기’로 불리는 고의적인 오구플레이를 했다. A 선수는 처음에는 오구플레이를 부정했지만 경기위원장이 현장에서 원구로 추정되는 볼을 찾아 보여주자, 그제서야 부정행위를 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KPGA는 자격정지 5년에 5000만원 벌금이라는 중징계를 부과했다.

일각에서는 골프계가 ‘도덕 불감증’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규칙을 지키는 건 기본인데, 금전적인 보상이 커지다 보니 당연한 걸 지키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선수 주위 어른들의 인식의 부재라는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알까기’ 같은 부정행위는 현장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며 “정식으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돼 징계가 나온 건 이례적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선수들이 규칙 위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분명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이나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한 입장문에서 “징계 결과와 상관없이 저의 잘못으로 인해 동료 선수와 모든 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이나 측은 “상벌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협회로부터 상세 결정문을 받은 후 향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윤이나가 15일 안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오는 2025년 9월 19일까지 KLPGA 투어에서 뛸 수 없다. 그때까지의 ‘사후 처리’도 중요하다. 그가 3년 후에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선수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도 필요하고, 그를 받아줄 수 있는 포용력과 동료애도 필요하다. 결국 골프계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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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상벌위원회 출석한 윤이나(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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