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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강남역 이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현장에 붙은 시민들 포스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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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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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밤 ‘신당동 스토킹 살인 사건’이 벌어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과 신당역 10번 출구에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추모 공간에는 고인의 넋을 기리며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염원하는 포스트잇들이 붙었다. 시민들은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수사기관과 사법부 등의 안일한 인식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6일 오후 6시 기준 신당역 화장실 앞과 10번 출구에 붙은 포스트잇은 각각 160여개, 60여개다. 포스트잇에 담긴 시민의 절절한 목소리를 날 것 그대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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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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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이후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부디 안전하고 존중받는 곳에서 행복하시기를. 같은 여성이자 노동자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젠더 폭력은 구조적, 문화적 성차별이 만든 범죄입니다. 회사가 책임지고 바꿔야 합니다.”

“성폭력 없는 일터, 안전한 일터를 원합니다.”

“스토킹이 살인으로 번지게 놔둔 판사와 공사는 반성하고 각성하라!”

“여성에 대한 살인을 멈춰라.”

“내가 가장 슬픈 것은 피해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여성혐오 범죄 앞에 법적 테두리 안에서 홀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다했다.”

“여성이 안전한 세상.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바뀌지 않은 시대에 남성으로서 죄송합니다. 편히 쉬세요.”

“살아서 집에 돌아갈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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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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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또 죽었고, 다시 살아남아 포스트잇을 붙인다. 일터였던 신당역에서 여성노동자가 죽었다. 이것은 여성혐오 범죄이고 산업재해다. 사회는 계속 여성을 죽이고 여성이 죽는 것, 여성을 죽이는 것을 방관하고 묵인한다. 도대체 몇 명이 더 죽어야 할까.”

“또 다시 같은 아픔이 반복되는 사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외롭게 홀로 둬 미안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편히 잠드소서…”

“시민의 안전이 먼저였던 여성의 죽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강남역 이후 바뀐 게 없다는 사실이 한탄스럽다. 그대를 기억하고 이 사건을 기억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정치가 못나서 미안합니다. 힘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겠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여성혐오 범죄가 반복되고 얼마나 더 많은 여성들이 죽어야 하나요? 사법부와 서교공(서울교통공사)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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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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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성추행, 강간, 살인. ‘여성이 행복한 화장실’은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안일한 대응으로 피해자의 동선을 알게 한 건 미필적 고의가 아닙니까?”

“‘가해자는 감방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왜 이 간단한 진리가 이 나라에선 통하지 않습니까?”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미 범죄 전과(불법촬영)가 있고 스토킹으로 재판 중이었던데 진작에 사회와 격리시켰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극입니다.”

“시민의 안전도, 동료의 생명도 지키지 못한 서울교통공사는 대체 왜 존재합니까?”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남성에게 안전한 일터. 노동자에게 안전을.”

“An eye for an eye.”(눈에는 눈)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역무직원 2인 1조 근무 반드시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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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강경 처벌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들이 붙어 있다.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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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하는 공간이 나를 위협하는 공간이 되다니 너무 슬픕니다. 여성으로서 노동자로서 기도하겠습니다.”

“여성이 모두 안전해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남성에 의한 여성 대상 폭력 살인. 제대로 처벌해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곳에서는 부디 어떠한 불안도 공포도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여성이 더 죽어야 안전한 세상이 옵니까? 매번 수습하는 척만 하다 날려먹은 20년이 통탄스럽습니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묵살하지 마십시오.”

“여성혐오 범죄라고 이준석, 한동훈, 윤석열은 말하고 인정하라!”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출퇴근길. 안전하지 못한 직장공간. 이런 불안을 ‘여성이라서’ 겪어야 하는 현실을,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살아내야 하나요? 추모하고 애도합니다. 그리고 분노합니다. 가해자 엄벌과 관련법 강화, 제정을 강하게 요구합니다. 그저 살고싶은, 안전하게 일하고픈 모든 여성들과 연대합니다.”

“STOP FEMICIDE 이래도 한국이 치안이 좋습니까? -30대 여성1”

“서울교통공사에서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애도를 정식적으로 해주세요. 잊지 말아주세요. 구조적 문제를 알고 노동자를, 여성을, 소수자를 차별하지 말아주세요. 노력해주세요. 알아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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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신당역 10번 출구 인근 추모 장소에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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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당하면→공격한다?→이 패턴이 가해자에게만 있는가?”

“같은 업종에서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허망하네요. 제발 여성이 보호받는 날이 오기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더 이상 여성이 혐오범죄에 희생되는 일이 없길.”

“스토킹 범죄 처벌 강화하라.”

“6년 전과 지금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왜 아직도 사람이 죽어야만 무엇이 바뀝니까?”

“오늘 일하는 모든 여성. 이 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안전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우연히 살아는 있다’는 말이 아직도 유효함에 비탄스럽습니다.”

“이 사건은 ‘보복 살인’도, ‘원한 범죄’도 아닙니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멸시를 드러낸 범죄는 더 크게 처벌해야 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성평등한 일터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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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한 시민이 붙인 포스트잇.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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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왜 아직도 안전하게 살 권리에 대해 투쟁해야 합니까.”

“스토킹 범죄 가해자 구속 수사하라”

“당신의 용기와 용감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잊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여자는 길을 걷다 살해당하고 화장실에서 살해당하고 집에서 살해당하고 이제는 회사에서도 살해당한다. 가해자의 강력처벌을 바란다.”

“명백한 여성혐오 범죄다. 언제까지 여성들을 죽게 내버려 둘 것인가. 언론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말고 정부는 각성하라. 더는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사법부와 서울교통공사는 왜 가해자의 권익만 대변하고 피해자가 겪었을 공포는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스토킹 피해자를 겪은 지 3년이 되었고 가해자를 처벌한 후 생존자로 연대해 왔지만 또 맞이한 죽음에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사망한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저와 다른 스토킹 피해자분들은 계속 싸울 겁니다. 연대자 D 올림.”

“사우님…그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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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한 시민이 붙인 포스트잇.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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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까지 위협하는 중범죄입니다. 스토커 처벌을 위한 관련 법 강화를 촉구합니다. 피해자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왜요? 애도합니다. 분노합니다. 우리 여성 노동자가 죽어야 하나요? 국가도 사업주도 노동조합도 오직 성실하게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자 하는 희망을 지켜주지 못하는 겁니까. 왜요?”

“죽지 않을 수 있었는데…막지 못해 미안합니다. 꼭 세상을 바꾸어낼게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여기서는 남은 자들이 함께 싸우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너무 비통한 마음입니다. 국가기관이 제 역할을 못했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모두 노력하겠습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일동.”

“죄송합니다. 유사한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응급조치, 긴급응급조치, 잠정조치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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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스토킹 살인 사건이 발생한 2호선 신당역 화장실 앞에 시민들이 붙인 포스트잇.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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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작은 연대가 모여 여성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이런 사건이 반복되는가? 피해자를 찌른 것은 가해자 1명이지만, 이 사건의 진짜 가해자는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사법부 정부 모두이다. 너무나 화가 난다. 위협을 받고 있다고 알린 여성조차 너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죽임을 당하는 현실에 분노한다.”

“저녁 9시에 지하철 공공화장실을 안전하게 쓰길 바라는 것이 큰 요구인가?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는 필요없다. 정신차려라.”

“스토킹 강력 처벌! 범죄자는 무기징역! 계획범죄 여성 대상이었다고 형량 축소 마라!”

“혐오와 죽음에 깊이 애도합니다. 반복되지 않아야 하면서도 2차 가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렇게 한 생명을 허무하게 앗아갈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부디 그 당연한 권리를 지킬 수 있게 해주세요.”

“수천송이 꽃을 놓는다 해도 당신이 걸었을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경향신문은 ‘온라인 추모 공간’을 마련해 포스트잇에 붙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기록합니다. 추모 공간을 방문하기 어려우신 분들은 이곳에서 피해자를 기리는 마지막 한마디를 남겨주세요.
▶온라인 추모공간 바로가기(링크 : https://bit.ly/3S51k3H)
추모 댓글은 별도의 로그인 없이 작성 가능합니다. 피해자나 유가족, 피해자를 추모하는 분들을 비방 또는 모욕하는 메시지는 관리자 판단 하에 삭제 조치됩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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