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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에 ‘주부9단’ 아이디어 눈길...돼지고기에 라이스페이퍼 싸서 탕수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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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고물가 지속 ‘주부 9단’ 레시피 봇물

유명 맘카페 등 이웃들과 실속 상차림법 공유

고기 대신 생선, 수박과 참외로 김치 만들기도

13일 서울 용두동에 사는 주부 최모씨(59)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트로 장을 보러갔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추석명절도 지나서 혹시 채소 값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기대했지만 배추는 물론 쌈야채 등도 아직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최씨는 “시금치에 배추, 무, 오이는 물론 쌈야채류가 예년에 비해 3배 이상 뛰었다”며 “또 태풍이 올 수도 있다고 하니 주부 30년 경험을 살려 다른 재료를 써서라도 밥상을 차려야겠다”고 말했다.

추석연휴 이후에도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일명 ‘주부 9단’들의 아이디어로 만든 반찬을 식탁에 올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명 맘카페 등 커뮤니티를 비롯해 가까운 이웃 친지들과 ‘알뜰 밥상 레시피’를 공유하는 등 한푼을 절약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서울 역삼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3)는 맘카페에서 고물가 시대 실속있게 밥상을 차릴 수 있는 비법이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 솔깃했다. 1000원 정도하는 라이스페이퍼를 잘만 활용하면 탕수육은 물론 치킨까지 왠만한 튀김류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해서다. 김씨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다져 소금·후추로 잰 뒤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는데 탕수육처럼 바삭하고 맛있었다”며 “냉장고에 남은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추와 무 등 가격이 치솟아 김치를 담가 먹기가 버거운 주부들은 생활 쓰레기로 버리던 수박과 참외의 먹고 남은 껍질쪽 자투리를 노각처럼 얇게 썰어 반찬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일산 킨텍스 쪽에 사는 주부 이모씨(60)는 “수박과 참외 등 과일을 먹고 난 뒤 채칼로 속을 발라내 고춧가루와 멸치액젓을 넣고 버무렸는데 김치처럼 맛깔스러웠다”며 “수박과 참외는 재활용 봉투에 담아 쓰레기로 버리는 양이 많았는데 이래저래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양배추와 당근 등으로 햇김치를 담아먹는 주부들도 있다. 2000원대 양배추 한포기에 당근을 듬성듬성 썰어 넣고 겉절이처럼 버무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가격이 크게 뛴 데 반해 고등어와 갈치 등 가격 오름폭이 낮은 생선과 해산물로 밥상을 차리는 주부들도 많다. 대형마트에서 안동 간고등어 2손이 5000원도 안되는 요즘 생선구이는 물론 신김치를 넣고 조림을 해 식탁에 올리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와 슈퍼 등은 문을 닫는 밤 9시 이후 장을 보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당일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들은 6000원짜리 샐러드만 해도 50~70% 할인된 1000~3000원대에 살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일 오후 6시가 넘으면 신선도에 따라 30~70%까지 가격할인을 하는데 4000원짜리 샐러드를 1900원에 구입하는 등 야채류 할인상품만 3~4개씩 구입하는 단골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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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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