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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의 반격, 전세 역전되나…러 퇴각하며 기반 시설 공격으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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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하르키우 내 주요 도시 탈환

러 군 ‘맞불’ 공격에 대규모 정전사태

경향신문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하르키우주 바실렌코프 마을을 탈환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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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200일째를 맞이한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 러시아군을 물리치는 등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발전소 등 기반시설을 보복 공격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이달 들어 러시아군으로부터 자국 영토 약 3000㎢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약 5배에 해당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8일 1000㎢, 지난 10일 2000㎢를 탈환했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속도는 굉장히 빠른 셈이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대해 “눈덩이가 언덕을 굴러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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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대규모 반격 작전을 통해 이지움·쿠피안스크 등 하르키우 지역 주요 도시들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발레리 마르첸코 이지움 시장은 지난 10일 “이지움은 해방됐다”고 밝혔고, 러시아도 이지움에서 군을 철수했다고 시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지움 철수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으나 로이터통신은 이지움에 주둔하던 러시아군 장병 수천명이 탄약과 장비를 버려둔 채 급히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이날 동부 지역 철도 교통의 중심지인 쿠피안스크가 해방됐다고 밝혔다.

이지움·쿠피안스크는 하르키우 지역 핵심 도시로, 러시아군이 군수 보급로로 활용해온 곳들이다. 특히 이지움은 러시아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어 동부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승리는 침공 이후 반격 작전에서 올린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6개월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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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하르키우 화력발전소에서 불을 끄려 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내 제5 화력발전소에선 러시아군의 미사일 폭격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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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각하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발전소 등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응수했다. 이날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서쪽 외곽에 있던 제5 화력발전소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최소 한 명이 사망했다. 이번 공격으로 하르키우·도네츠크주 전역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자포리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수미주 일부 지역에서도 정전이 발생했다. 이호르 테레코우 하르키우시장은 12일 오전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민간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고의적이고 악랄한 공격”이라며 맹비난했다. 테레코우 시장도 러시아군이 최근 패배에 대한 보복으로 이러한 공격을 저질렀다며 ‘이기적인 복수’라고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자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음성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주에서 철수한 데 대해 “나는 (국방부와 같은) 전략가가 아니지만 그들이 실수했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의 퇴각과 관련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밀어내면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년 동안 구축해온 유능함과 강력함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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