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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대통령이 쓸수 있는 최고의 수사가 동원된 9월 15일 [대통령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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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의 성평등 인식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억하는 현대건설은?'…<대통령의 연설>은 연설문을 통해 역대 대통령의 머릿속을 엿보는 연재기획입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에 남아 있는 약 7600개 연설문을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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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연설] 오는 15일은 인천상륙작전 제72주년입니다. 매년 인천상륙작전 전승일마다 군에서는 기념식을 개최했지만 지난 3년간은 태풍·코로나 등으로 소규모 행사로 진행됐었는데요. 올해 4년 만에 기념식 행사가 재개될 예정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은 한미 연합군이 거둔 최대 성과로 그 의미를 독자분들께 굳이 부연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각자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수사(修辭)를 덧붙여 찬사를 이어왔는데요. 군 출신 대통령이 많은 덕분인지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연설 기록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어떻게 회상하고 기념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일경제

이승만 대통령 미국제7사단용사재복무자와악수1(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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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상륙 성공 직후…이승만 "두만강·압록강까지 밀고가 철의 장막 쳐부술 것"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연설기록 중에는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직후인 1950년 9월 20일 '조국은 절대 통일, 국민의 신생활운동 긴요'란 연설문이 남아 있습니다. 한미 연합군이 서울을 수복한 것이 9월 28일이니 아직은 작전 성공을 자축할 시점은 아니었죠. 이 전 대통령의 연설문에도 이 같은 긴장감이 묻어납니다만, 극도로 수세에 몰렸던 국군이 반격에 나선 형세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거진(거의) 석 달 되는 동안 우리들은 집과 재산을 뺏기고 이남강토(以南疆土)도 거진(거의) 다 뺏겨서 대통령이나 각원들의 고생도 고생이려니와, 많은 전재민들이 풍찬노숙(風餐露宿)으로 살 수 없는 정경"이라면서도 "오늘 우리에게 기쁜 소식이 들어오게 되었으니 우리 국군과 연합군이 많은 희생을 내지 않고 인천(仁川)에 상륙하여 바야흐로 서울에 도달하게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9월 15~16일에 진행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 20일에 이르러서야 공표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서 "지금부터는 이북 공산도배를 다 소탕하고 38선을 두만강(豆滿江), 압록강(鴨綠江)까지 밀고 가서 철의 장막을 쳐부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습니다.

◆ 인천상륙작전 이끈 미 7사단 귀국에…박정희 "20세기 후반 가장 빛나는 무용담, 주한미군 영광의 징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1971년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주력 중 하나인 미국 육군 7사단이 미국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미 제7사단 이한에 즈음한 담화문'을 발표해 이별의 아쉬움과 감사 표시를 절절하게 이어갔는데요.

그는 "먼저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여러분들의 영광의 귀향을 충심으로 축하한다"며 "한국 국민에게 있어서 장병 여러분은 새 한국 건설의 산파역이었고, 침략자를 무찌른 전승의 영웅이었으며, 평화와 자유 수호의 십자군이었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여러분이 일본군의 항복을 받던 날, 우리는 민주 해방과 공화국 창건의 환희를 합창했고, 여러분이 인천 상륙에 이어 서울을 탈환하던 날, 우리는 국난 극복의 신념과 용기를 되찾았으며, 여러분이 눈보라치는 압록강 마루턱에 유엔기를 휘날리던 날, 우리는 조국 통일의 푸른 희망을 간직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미 7사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로 상륙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부대이기도 하죠. 2차대전 후에는 일본과 한국에 머물러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참전한 이력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과 인연이 각별한 7사단에게 박 전 대통령은 "여러분들이 거둔 찬연한 승리의 기록, 여러분들이 보여준 참다운 군인 정신, 그리고 여러분들이 전개한 훌륭한 대민 활동은 실로 20세기 후반의 가장 빛나는 무용담으로서, 또 미 합중국 남아의 기상과 역량을 과시한 주한 미군의 영광의 징표로서, 우리의 후손들 사이에 길이 회고되고 찬미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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