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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한은 “상반기 환율이 물가 0.4%p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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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절하폭. 한국은행 제공.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 끌어올렸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물가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보고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보면 올 1∼6월 중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 높인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을 비롯해 뉴질랜드와 노르웨이, 스위스 등의 중앙은행이 지난 7월 ‘빅 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에는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올 1월 초 종가 기준 달러당 1191.8원에서 6월 말 1298.4원으로 약 10% 올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의지가 확인된 지난달 말 이후에는 고점을 1380원선까지 높여 7월 초와 비교해서도 현재 7%가량 오른 상태다. 보고서는 “분석 결과 원·달러 환율 변동률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비율은 서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압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원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빅 스텝’을 단행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물가를 빨리 안정시키는 것이 성장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도 밝혔다.

한은은 물가오름세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향도 분명히 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유가 전망, 기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오름세는 올해 하반기 중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방 리스크(위험)가 작지 않아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 현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상황이 악화할 경우 공급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유럽연합(EU) 국가에 대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의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간소비 회복세, 달러화 강세, 4%를 웃도는 기대인플레이션율 등도 국내 물가에 추가로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한은은 성장에는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상반기까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이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그동안 쌓인 부채와 높아진 자산 가격이 통화정책 긴축의 영향을 확대할 소지가 있고, 저소득·과다 차입 가계를 중심으로 소비 제약 효과가 집중될 것”이라면서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장의 하방압력이 확대될 경우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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