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1 (금)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韓 "협의체 구성 합의"에 美는 묘한 발표…전기차 갈등 온도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 워싱턴 특파원 공동 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를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이날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USTR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자 간 협의 채널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양자 간 협의체 구성을 오늘 (합의)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개시키로 했다"면서 "최대한, 가능한 많은 대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USTR은 그로부터 한 시간 뒤 배포한 발표문을 통해 "두 사람은 전기차 문제에 관한 관여 채널(engagement channel)을 열어놓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외교에서 관여는 통상적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가며 문제에 관계하고 참여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는 "협의체 구성"보다는 느슨한 형태로 인식된다. 한미가 서로 다른 용어를 선택함으로써 전기차 문제를 둘러싸고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안 본부장은 "최대한 많은 대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해, 주로 한국이 대안을 제시하고 미국이 듣는 형식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USTR은 발표문에서 "타이 대표는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규정에 대한 한국 측 우려에 귀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한미 간 논의 채널이 언제부터 가동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안 본부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협의 개시 시점을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실 더 준비돼 있는 것 같고, 미국 내에서는 여러 부처가 협의를 해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협의 개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 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 주와 그 다음주에 예정된 아세안 관련 장관회의 등 국제회의에서 타이 대표와 계속 만날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얘기를 계속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산 전기차 차별이라는 한국 측 주장을 미국 측이 인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선 미국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가지고 논의할 수 있을지는 실질적인 대안을 가지고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IRA 시행을 위한 하위 규칙을 제정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재무부 시행령 제정 단계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안 본부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 등에서) 여러 희망적 제안이 나오고 있는데 법적으로 조금 어려운 얘기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시행령을 갖고 어떤 안이 나올 수 있는지는 협의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대안을 갖고 양국 정부가 협의를 이어가면서 실제로 (그것이) 미국 내에서 시행될 수 있는지는 미국 정부 내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본부장은 이날 타이 대표와 면담에서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통상 규정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는 한국 측 주장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해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고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전기차를 배제한 데 대해 항의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