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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K-반도체, 사드나 미·중 무역갈등 때보다 심각…2024년까지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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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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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겨울’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계는 대내·외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76.7%)은 현재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위기’라고 진단했다. ‘위기 초입’이라는 인식은 56.7%, ‘위기 한복판’이라는 응답은 20%였다. 이와 반대로 ‘위기 직전’이라거나 ‘위기가 아니다’는 응답은 각각 20%, 3.3%에 그쳤다. 지난달 16~25일 국내 산업계·학계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위기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응답자 중 58.6%가 이 같은 상황이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 “현 상황 ‘위기’”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중국의 빠른 기술 추격,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같은 위험 요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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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출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있었던 2016년, 미·중 무역 분쟁이 일어난 2019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본 전문가가 10명 중 4명(43.4%)이었다. 36.6%는 ‘비슷하다’, 20%는 ‘그때보다 양호하다’고 답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과거 반도체 산업의 출렁임이 주로 일시적 대외 환경 악화와 반도체 사이클에 기인했다면 이번 국면은 언제 끝날지 모를 강대국 간 공급망 경쟁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중국의 기술 추격 우려까지 더해진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칩4’ 부정적 영향 > 긍정적 영향”



전문가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4개국(미국·일본·대만·한국) 반도체 동맹인 ‘칩4’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46.7%)이 긍정적(36.6%) 영향보다 클 것이라고 봤다. 미·중 경쟁 심화와 중국의 반발에 따른 부작용 등이 이유였다.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의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50%)이 부정적 전망(40%)보다 우세했다.

정의영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중국 투자 제한 등 부정적 요인도 있지만 반도체 개발·설계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는 미국과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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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협회 사무실에서 워싱턴특파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코트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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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반도체 정책 과제로는 ▶칩4 대응 등 정부의 원활한 외교적 노력(43.3%) ▶인력 양성(30%) ▶R&D 지원 확대(13.3%) ▶투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 확대’(10%) 등을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의 절반에 못 미치는 대만의 매출액 10억 달러 이상 반도체 대기업 수(28개)가 한국(12개)의 두 배 이상”이라며 “대만 같은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에 의뢰한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서다.



존 뉴퍼 SIA 회장 방한, 협력 방안 논의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PC나 가전제품용 반도체 수요가 감소했지만 자동차·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서는 “한·미가 반도체 정책뿐 아니라 중국과 관련해서도 매우 긴밀하고 신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퍼 회장은 이날 방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지미 굿리치 미 반도체산업협회 글로벌정책 담당 부회장과 만나 한·미 반도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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