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1일 두번째 확진자 발생…지역사회 전파 우려 커져
미국·유럽은 '백신 쪼개기'로 광범위한 접종 전략 시행
우리나라는 중위험 이상 '밀접접촉자'만 백신 접종
전문가들 "아직 접종 대상 확대 고려할 정도는 아냐"
미국·유럽은 '백신 쪼개기'로 광범위한 접종 전략 시행
우리나라는 중위험 이상 '밀접접촉자'만 백신 접종
전문가들 "아직 접종 대상 확대 고려할 정도는 아냐"
[엔시노=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엔시노의 한 원숭이두창 예방접종소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줄 서 있다. 2022.0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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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국내에서 2번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는 원숭이두창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접종 용량을 줄이고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도입된 백신 물량은 제한적이어서 이같은 방식을 채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2번째 원숭이두창 확진자 A씨는 유럽 방문 후 지난달 18일 입국했지만 이달 1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 기간 동안 모두 15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위험 접촉자는 없지만 가족과 친구 등 중위험 접촉자는 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3명은 의원, 약국 등에서 접촉한 저위험 접촉자다.
방역 당국은 현재 중위험 접촉자에 대해 최종 노출일로부터 21일간 의심 증상 등을 능동 감시 중이다. 의료진 등은 보호구를 착용했고 체액에 직접 노출됐을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2주나 걸렸기 때문에 추가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첫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5만명이 넘는 확진자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 말 이후 두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다. 최근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남성 성소수자들의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 등 확진자 발생이 집중돼 있던 지역에서는 최근 증가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원숭이두창의 빠른 확산에 따라 개인들이 인적 접촉 방식을 절제 위주로 변화시키고 있고 각국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 전략을 시행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숭이두창 예방 목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 3세대 백신 '진네오스'는 제조사측의 생산 제한으로 물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한정된 백신 물량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국의 경우 1회 접종분을 5명분으로 나눠 접종하고 있다. 피부 깊이 투여하는 '피하주사' 대신 피부 바로 밑에 투여하는 '피내주사' 방식으로 접종하면 적은 백신 용량으로도 높은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에 따른 결정이다. 미국의 경우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뿐만 아니라 최근 2주 안에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은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접종률을 높여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유럽 국가들도 2차 접종이 기본인 진네오스를 1차만 투여하거나 미국처럼 1명분을 5명분으로 쪼개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상적인 용량으로 피하주사하는 진네오스의 일반적인 사용법을 따르고 있다. 또 중위험 노출자 이상에 대해서만 접종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2명에 불과해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가 현재까지 확보한 진네오스 물량(5000명)이 한정적이어서 특정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접종을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백신 접종 대상 확대를 고려해야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 변화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전세계적으로 5만명이 누적 확진됐지만 확산세는 꺾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원지인 유럽과 미국에서도 더이상 확대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미국과 유럽에서 쓰고 있는 전략까지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밀접 접촉자를 위주로 백신을 접종하고 확진자는 테코비리마트 등 치료제를 투약하는 정도로 대응 가능할 것 같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백신이 5000명분 정도인데 1명분을 5명분으로 쪼갠다고 해도 (전반적인 남성 성소수자 인구집단에)사용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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