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만화 BGM서 시작해 빌보드·오리콘에 드는 글로벌 히트곡 성장
스타 마케팅 넘어 웹툰 캐릭터가 음반 내고 뮤직비디오 제작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흔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OST로 가장 이목을 끄는 분야는 웹툰이다.
웹툰OST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차트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명 아이돌이 불러 빌보드 차트에까지 입성한 사례도 등장했다.
우후죽순 웹툰OST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웹툰 속 캐릭터가 직접 앨범을 발표하거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등의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 작품 속 노래로 시작한 웹툰OST…10여 년 만에 빌보드 차트 입성
웹툰OST의 시초로는 호랑 작가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했던 '구름의 노래'가 꼽힌다.
이 작품은 음악 밴드를 중심으로 한 성장물이었던 만큼 노래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고, 그룹 '응플라워'가 웹툰에 맞춰 곡을 만든 뒤 2010년 이를 모아 음반으로도 내놨다.
이렇게 알음알음 시작된 웹툰 OST는 유명 가수들과의 협업을 거치면서 음원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카카오웹툰 '취향저격 그녀'의 겨우 2020년 산들의 '취기를 빌려'를 시작으로 그레이 '스테이 더 나잇', 규현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 그룹 몬스타엑스 셔누와 민혁 '해브 어 굿나잇' 등 9곡을 연달아 발매해 음원 플랫폼 상위권을 장악했다.
가장 성공한 사례는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웹툰 '세븐 페이츠 : 착호'의 OST '스테이 얼라이브'다.
일본 오리콘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에는 1위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에서는 '글로벌 톱 200'에서 3위로 진입했다.
올해 들어 네이버웹툰을 통해 계약한 OST만 총 24개다. 작가가 자체 계약한 OST를 뺀 것이라 실제 웹툰 OST는 더 많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리디 등 주요 플랫폼은 물론 CP(콘텐츠 프로바이더) 업체, 음원 프로모션 업체들도 앞다퉈 웹툰 OST를 내놓고 있다.
◇ 몰입도 높이는 팬서비스이자 '웹툰↔음원' IP시너지 기대
웹툰OST를 제작하는 첫 번째 이유는 독자들을 위한 팬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인물의 목소리를 입혀 만드는 음원 제작에는 적잖은 비용이 뒤따르지만, 독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덕션 콘텐츠랩블루의 경우 지난해 12월 노블코믹스 '후궁계약'의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만들었다.
최근 차은우·에일리 등을 내세워 웹툰 '상수리 나무 아래'와 '티파니에서 모닝 키스를' OST를 만든 리디도 "웹툰 OST는 고객이 작품에 더욱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라면서 "애독자들에게는 작품의 세계관이 더욱 확장되는 선물 같은 존재이자 신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접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웹툰과 음원이라는 두 지적재산(IP) 간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도 엿보인다.
유명 웹툰인 경우 OST를 발매하면 독자들이 한 번씩은 들어보게 되고, 반대로 유명 가수가 OST를 내는 경우에 팬들이 웹툰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한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음원 사업자는 웹툰의 화제성과 인지도에 기반해 주목도를 높일 수 있고, 웹툰 또한 원천 IP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웹툰 '회귀했더니 공작'은 지난 5월 키드 와인이 부른 OST '반복'을 내놓은 뒤 웹툰이 연재되는 일요일마다 음원 스트리밍 수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음원을 기획한 비브로스팀 관계자는 "웹툰 OST의 강점은 웹툰과 음원이 결합하여 IP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라면서 "웹툰을 보고 나서 OST 듣고, OST 듣고 나서 웹툰을 보는 식으로 웹툰과 음원 유저가 상호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 웹툰OST 홍수 속 변주도…캐릭터 이름으로 앨범 내고 뮤직비디오 제작
웹툰OST가 많아지면서 차별화를 위해 변주를 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웹툰 '이두나!'의 경우 작중 캐릭터인 이두나가 직접 앨범을 발표하는 컨셉으로 '눈물이 많아서' 음원을 발매했다. 아예 이두나의 프로필을 만들고 소속사는 '네이버웹툰 매니지먼트'로 표기했다.
웹툰 플랫폼을 통해 1절까지만 OST를 선공개하고 추후에 음원사이트에서 전곡을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하이브는 3일 밤 네이버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 14화에서 엔하이픈이 부른 OST '원 인 빌리언'을 일부 선보였다. 전곡은 6일 음원 사이트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음원에서 그치지 않고 뮤직비디오까지 내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
더보이즈가 부른 '나 혼자만 레벨업' OST '에코'는 애니메이션 버전과 더보이즈가 등장하는 버전 두 가지로 제작됐다.
더보이즈 등장 뮤직비디오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이 녹아있어 작중 던전인 합정역을 배경으로 헌터로 분한 더보이즈가 군무를 춘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600만회를 넘겼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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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OST로 가장 이목을 끄는 분야는 웹툰이다.
웹툰OST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차트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명 아이돌이 불러 빌보드 차트에까지 입성한 사례도 등장했다.
우후죽순 웹툰OST가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웹툰 속 캐릭터가 직접 앨범을 발표하거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등의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웹툰 '구름의 노래' OST 앨범 |
◇ 작품 속 노래로 시작한 웹툰OST…10여 년 만에 빌보드 차트 입성
웹툰OST의 시초로는 호랑 작가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했던 '구름의 노래'가 꼽힌다.
이 작품은 음악 밴드를 중심으로 한 성장물이었던 만큼 노래가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고, 그룹 '응플라워'가 웹툰에 맞춰 곡을 만든 뒤 2010년 이를 모아 음반으로도 내놨다.
카카오웹툰에서도 작가들이 뮤지션과 자체적으로 협업해 OST를 내놓기 시작했다. 2012년 웹툰 '트레이스'의 OST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알음알음 시작된 웹툰 OST는 유명 가수들과의 협업을 거치면서 음원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카카오웹툰 '취향저격 그녀'의 겨우 2020년 산들의 '취기를 빌려'를 시작으로 그레이 '스테이 더 나잇', 규현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 그룹 몬스타엑스 셔누와 민혁 '해브 어 굿나잇' 등 9곡을 연달아 발매해 음원 플랫폼 상위권을 장악했다.
가장 성공한 사례는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웹툰 '세븐 페이츠 : 착호'의 OST '스테이 얼라이브'다.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프로듀싱하고 정국이 노래를 부른 이 곡은 올 2월 발표 직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95위를 차지했다.
일본 오리콘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에는 1위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에서는 '글로벌 톱 200'에서 3위로 진입했다.
올해 들어 네이버웹툰을 통해 계약한 OST만 총 24개다. 작가가 자체 계약한 OST를 뺀 것이라 실제 웹툰 OST는 더 많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리디 등 주요 플랫폼은 물론 CP(콘텐츠 프로바이더) 업체, 음원 프로모션 업체들도 앞다퉈 웹툰 OST를 내놓고 있다.
BTS 웹툰 '세븐 페이츠: 착호' OST |
◇ 몰입도 높이는 팬서비스이자 '웹툰↔음원' IP시너지 기대
웹툰OST를 제작하는 첫 번째 이유는 독자들을 위한 팬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인물의 목소리를 입혀 만드는 음원 제작에는 적잖은 비용이 뒤따르지만, 독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덕션 콘텐츠랩블루의 경우 지난해 12월 노블코믹스 '후궁계약'의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 형식으로 만들었다.
콘텐츠랩블루 관계자는 "CP사 입장에서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고 해서 (웹툰) 조회 수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비용만 따지면 오히려 손해"라면서도 "팬들의 몰입도와 캐릭터 애정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차은우·에일리 등을 내세워 웹툰 '상수리 나무 아래'와 '티파니에서 모닝 키스를' OST를 만든 리디도 "웹툰 OST는 고객이 작품에 더욱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라면서 "애독자들에게는 작품의 세계관이 더욱 확장되는 선물 같은 존재이자 신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접점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웹툰과 음원이라는 두 지적재산(IP) 간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도 엿보인다.
유명 웹툰인 경우 OST를 발매하면 독자들이 한 번씩은 들어보게 되고, 반대로 유명 가수가 OST를 내는 경우에 팬들이 웹툰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한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음원 사업자는 웹툰의 화제성과 인지도에 기반해 주목도를 높일 수 있고, 웹툰 또한 원천 IP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웹툰 '회귀했더니 공작'은 지난 5월 키드 와인이 부른 OST '반복'을 내놓은 뒤 웹툰이 연재되는 일요일마다 음원 스트리밍 수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음원을 기획한 비브로스팀 관계자는 "웹툰 OST의 강점은 웹툰과 음원이 결합하여 IP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라면서 "웹툰을 보고 나서 OST 듣고, OST 듣고 나서 웹툰을 보는 식으로 웹툰과 음원 유저가 상호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 웹툰OST 홍수 속 변주도…캐릭터 이름으로 앨범 내고 뮤직비디오 제작
웹툰OST가 많아지면서 차별화를 위해 변주를 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웹툰 '이두나!'의 경우 작중 캐릭터인 이두나가 직접 앨범을 발표하는 컨셉으로 '눈물이 많아서' 음원을 발매했다. 아예 이두나의 프로필을 만들고 소속사는 '네이버웹툰 매니지먼트'로 표기했다.
웹툰 플랫폼을 통해 1절까지만 OST를 선공개하고 추후에 음원사이트에서 전곡을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하이브는 3일 밤 네이버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 14화에서 엔하이픈이 부른 OST '원 인 빌리언'을 일부 선보였다. 전곡은 6일 음원 사이트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음원에서 그치지 않고 뮤직비디오까지 내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
더보이즈가 부른 '나 혼자만 레벨업' OST '에코'는 애니메이션 버전과 더보이즈가 등장하는 버전 두 가지로 제작됐다.
더보이즈 등장 뮤직비디오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이 녹아있어 작중 던전인 합정역을 배경으로 헌터로 분한 더보이즈가 군무를 춘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600만회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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