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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물가 정점 찍었지만, 내년도 고물가"...환율·유가·푸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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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유효송 기자] [편집자주] 긴 터널의 끝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가상승률이 비로소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물가가 완전히 안정되기까진 아직 긴 시간이 요구된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도 변수다. 한풀 꺾인 물가가 금리 등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MT리포트] 인플레이션, 최악 지났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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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꺾였다. 고대하던 물가 상승률의 '피크아웃'(peak out, 정상을 찍고 하락)이 현실화됐지만, 고물가 시대가 곧장 막을 내리는 건 아니다. 최소한 3%대 또는 그 이상의 높은 물가 상승률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국제유가 반등과 원/달러 환율 급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이 향후 물가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하며 7개월 만에 처음 오름폭이 둔화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추세가 꺾였다"면서도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8월 지표를 봤을 때 물가 상승 추세는 꺾였다고 볼 수 있지만 상승률은 여전히 5%대로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유가 추이, 기상 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배럴당 117.5달러(약 16만원)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점차 하락해 8월 16일 93.46달러까지 내려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국내 석유류 가격은 전월보다 10% 떨어지며 전체 물가를 0.57%포인트(p) 끌어내렸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 지난 8월 29일 두바이유 가격이 다시 101.86달러까지 뛰는 등 국제유가가 최근 다시 불안한 모습이란 점에서다. 원유 최대 수출국이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원유 감산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겨울을 앞둔 북반구의 에너지 수요 증가로 향후 국제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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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9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시내 153개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과 농수축산물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추석 명절 특별이벤트'를 펼친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온누리상품권과 경품 등을 증정한다. 20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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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도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큰 폭의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7원 오른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1일(1379.5원)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중국 상대 수출 실적이 좋지 않다"며 "달러화 수급 문제 등이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결국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의 피크아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도 무관치 않다. 한은이 8월 물가 상승률을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평가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예고한 0.25%p씩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그러나 만약 9월 이후 물가 오름폭이 다시 예상보다 커진다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볼 수 있지만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며 "경기 부진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강하게 통화정책을 펼칠 수 없기 때문에 내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대학의 김정식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물가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대비 내년 물가상승률은 3%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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