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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저가 수주전에 몸살' 조선업, 출혈경쟁 막을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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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원하청 관련 토론회 "적정임금제도 도입 검토 필요성" [비즈니스워치] 나은수 기자 curymero0311@bizwatch.co.kr

"모든 문제의 근본은 돈이다. 중간에서 돈이 누수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 전문위원은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 산업에 대해 이와 같은 진단을 내렸다.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 경쟁이 노무비 부족 문제를 발생시켰고 원청에서 하청, 하청에서 재하청으로 일감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임금이 크게 깎여나가고 있단 얘기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하청노동자 임금깎기'를 막을 수 있는 적정임금제 도입을 꼽았다. 원수급자의 적정 공사비 확보뿐 아니라 하청 업체에 속한 노동자들의 적정임금을 보장,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제값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조선소엔 젊은 일꾼 없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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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의원회관 제 2세미나실에서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구조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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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구조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엔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노동연구원,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이 참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 관계자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다.

강민정 의원 측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서는 현재 100여개에 달하는 하청업체가 존재한다. 이 업체들은 대우조선해양 선박 공정 업무의 70~80%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도 이와 같은 구조로 조선사가 운영된다. 결국 하청 업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조선업이 최근 겪고 있는 인력 문제도 풀 수 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조선업 임금이 제조업 평균 임금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조선업이 비인기 업종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2000년대 초반 제조업 평균임금 대비 조선업 임금 수준은 1.5배 정도 높았지만 2020년에는 제조업 평균과 차이가 거의 없다"며 "하청 직업들로 한정하면 제조업 평균보다도 임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금 수준이 하락하니 결국 새로운 인력이 채워지지 못하게 됐고 현재 인력난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며 "조선소에 젊은 노동자들이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 전문위원은 조선업과 건설업을 비교하며 현 상황을 짚었다. 건설업은 조선업과 비슷한 선(先) 수주 후(後) 생산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비정규자 노동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도 비슷하다.

심 전문위원은 "조선업과 건설업의 경우(선 수주를 하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사후적 치유가 불가능하다"며 "(선 수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가 수주 경쟁이 결국 노무비를 감소시키고 이는 결국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이어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외국인력을 활용하고 있지만 과도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은 결국 품질 저하, 산재 증가 등의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결국 알면서도 독초를 먹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적정임금제, 도입 검토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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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선 조선업의 원하청 구조의 문제점 해결방안으로 적정임금제도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선업에 맞는 적정임금수준을 책정해 하청 업체의 임금을 일정 부분 보장하자는 취지다.

다른 업종에서는 적정임금제도를 시행 중이거나 추진 중에 있다. 현재 화물운송업의 경우 안전운임제도를 통해 종사자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준다. 건설업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근로자법' 등 건설업 노동자들의 적정임금제도를 보장하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추진 중에 있다.

미국 역시 이와 비슷한 적정임금제도(Prevailing Wage·PW)를 시행 중에 있다. PW는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 건설 사업의 경우 주 정부가 업종별로 시간당 임금을 설정해놓는 제도다. 임금 삭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수급자의 저가 수주 방지가 가능하다.

심 전문위원은 "조선업은 저가 수주 경쟁으로 하청업체의 노동 임금이 심하게 깎이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적정임금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적정임금제도를 도입하면 하청업체의 임금 깎기에 의한 가격경쟁은 불가능해지면서 가격경쟁이 기술경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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