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가 개막을 앞두고 취소됐다. 지난해 유해란이 우승 직후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9월9일부터 사흘간 개최 예정이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가 취소된 것을 두고 주최 측이 골프장 ‘갑질’ 문제로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회는 인천 오렌지듄스 영종 골프클럽에서 총상금 7억원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주최 측인 한국테크놀로지의 자회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골프장 측에 계약금을 내지 않으면서 대회가 취소됐다. KLPGA 투어 측은 31일 오후 7시30분 “대회가 주최사 사정으로 갑작스레 취소됐다"라고 짤막한 공지를 보냈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은 1일 KLPGA 대회 취소에 대해 “골프장 쪽에서 대회 준비 상황이 미흡함에도 임대료 전액과 식·음료 사전 예치금 사전 입금 등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일반적으로 임대료는 50%를 선지급하고 남은 50%는 대회 종료 후 납부하는 것”이라면서 “프로암 만찬을 골프장 식당 대신 인근 호텔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골프장 식음료 매출을 보전해달라며 추가로 1200만원 등 대관료와 식음료 예상 매출액 등 총 5억원의 선금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골프장 임대 계약금 납부를 여러 차례 미뤄 계약이 파기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렌지듄스 영종 골프클럽 측은 대회 공식 취소 발표 전인 8월31일 오전 인터넷 홈페이지에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가 열리는 날짜에 일반 골퍼가 예약 가능하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골프장 임대 계약이 8월30일에 이뤄졌고, 31일 송금하는 과정에 골프장 쪽에서 대회 기간 일반 고객을 받기로 하면서 계약이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창설된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는 대회 마지막 날엔 프로 선수와 유명인이 한 조를 이뤄 경기를 치르는 이색적인 방식으로 진행돼 화제를 불렀다. 유해란(21)이 초대 챔피언이다. 올해는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은 인천 오렌지듄스 영종 골프클럽으로 장소를 옮기려 했었지만, 대회 취소로 골프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주최 측 사정으로 대회가 취소되면 계약 파기를 이유로 위약금을 물어야 하지만, 이를 두고 주최 측과 골프장의 공방은 한동안 오갈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 과실이 인정되면 총상금(7억원)의 75%(5억2500만원)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KLPGA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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