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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올 추석에는 고향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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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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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2주여 앞둔 지난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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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에는 3년만에 가족 40여명이 한자리에 모일 것 같아요"

직장인 홍모씨(27)는 이번 추석 때 대구에 내려갈 예정이다. 홍씨 친가는 2020년 코로나19(COVID-19) 유행이 시작된 지 2년 만에 추석에 대구의 할머니 할아버지 댁으로 모이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는 명절이면 올해 86세이신 홍씨의 할아버지부터 결혼한 사촌형제들의 자녀까지 4대에 걸친 40여명의 친척들이 전국에서 대구로 모였다.

코로나19 유행 전에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김씨의 조카들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고등학교 입학한다는 소식을 전했던 사촌동생은 올해 수능을 친다고 한다. 사적모임 인원제한도 사라지고 김씨의 할머니가 올해 팔순을 맞이하면서 친척들은 3년 만에 추석 때 통영에 모이기로 했다.

올 추석을 앞두고 가족모임을 계획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명절인데다 당초 여름 휴가철 이후 코로나19 (COIVD-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여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과 달리 6차 대유행이 뚜렷한 감소세로 접어들면서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3142명이다. 월요일 발표에서 5만명 미만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일 이후 4주만이다.

정부와 여당은 전날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올 추석 연휴 기간 다중이용시설이나 사적 모임 등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추석 이후 중단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연휴 전 기간 면제해주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우선 정부 여당의 발표를 반기는 분위기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올 추석 경상남도 통영의 외갓집에 내려간다. 코로나19 유행 전까지만 해도 7남매인 어머니 형제들이 모두 모이면 20여명이 넘었다. 지난 2년 동안 서울에 사는 친척들이 코로나19에 걸릴까봐 추석·설 명절이 아닌 장례식 때 얼굴을 본 게 전부였다.

코로나19 유행 전에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김씨의 조카들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고등학교 입학한다는 소식을 전했던 사촌동생은 올해 수능을 친다고 한다. 사적모임 인원제한도 사라지고 김씨의 할머니가 올해 팔순을 맞이하면서 친척들은 2년 만에 추석 때 통영에 모이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면서 친척 대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가족들도 있다. 경기 고양에 직장인 하모씨(28)는 올 추석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할머니 댁에서 친척들과 차례를 지낸 예정이다. 3년만이다. 하씨의 아버지는 2남 3녀 중 차남이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명절에 큰아버지 가족과 할머니까지 11명이 넘는 친척들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지난 2년간 하씨 본인과 할머니를 포함해 친척의 80%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사라졌고 '코로나19 에 걸릴 사람은 다 걸렸다'는 생각에 하씨 친척들은 3년 만에 할머니 댁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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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대구 수성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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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변한 명절 문화에 적응한 가족들도 있다. 직장인 이모씨(25)의 가족은 코로나19 유행 전까지만 해도 명절이면 경기 양평의 할아버지댁에 11명의 3남매 가족이 모두 모였다. 명절 연휴가 시작하기 전날 모여서 주변 산으로 등산도 가고 미술관에 같이 놀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하면서 가족들이 날짜를 정해 명절 때 할아버지댁을 순번을 돌아가면서 찾았다. 사회적거리두기와 사적모임 제한은 사라졌지만 올 추석에도 이씨 가족은 예전처럼 전부가 모이진 않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 2년 동안 바뀐 명절문화에 익숙해진 것 같다"며 "올 추석도 큰 며느리인 큰 엄마도 차례가 끝난 후에 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추석 모임 증가가 코로나19 유행에 미칠 영향을 두고 서로 다른 분석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올 추석에는 대다수가 백신에 접종했거나 이미 감염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 대유행이 발생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라며 "극소수의 감염이 안 된 사람과 재감염자가 나올 수 있지만 요양병원에 투병하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재감염 자체가 치명적일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어 "추석 때 가족들이 만난 후에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검사하고 치료제를 투여한다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며 "계절적으로 독감이 늘면서 코로나19도 파도형으로 약간의 유행이 생길 수 있지만 코로나19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만큼 자연면역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도 폐지되면서 추석 연휴 해외여행이 늘고 지방 곳곳의 축제와 각급 학교의 개학이 맞물리면서 추석 연휴 이후 9월 중하순과 10월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예년과 달리 독감 감염자가 벌써 늘기 시작하는데 계절적으로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이 늘고 바이러스의 생존력도 높아져 확진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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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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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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