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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단순한 선에 담긴 일상, 그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

중앙일보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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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단순한 선에 담긴 일상, 그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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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나 도슨트(맨 오른쪽)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가면(동물 탈) 시리즈’ 4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박유나 도슨트(맨 오른쪽)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가면(동물 탈) 시리즈’ 4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광장’ 섹션에 전시된 조형물을 보고 즐긴 김윤슬(왼쪽)·박주영 학생기자.

‘광장’ 섹션에 전시된 조형물을 보고 즐긴 김윤슬(왼쪽)·박주영 학생기자.


에바 알머슨은 단단하면서도 쉽게 깨지는 도자기를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강인함을 표현했다.

에바 알머슨은 단단하면서도 쉽게 깨지는 도자기를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강인함을 표현했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 세계를 알아본 박주영(왼쪽)·김윤슬 학생기자가 『걷기』 주인공 조형물과 나란히 걷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 세계를 알아본 박주영(왼쪽)·김윤슬 학생기자가 『걷기』 주인공 조형물과 나란히 걷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년작 『사랑』. 삶을 살아가면서 소중한 사랑을 놓치지 말고 끌어안았으면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겼다. Love © 2021, Eva Armisen

2021년작 『사랑』. 삶을 살아가면서 소중한 사랑을 놓치지 말고 끌어안았으면 하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겼다. Love © 2021, Eva Armisen


‘광장’ 섹션뿐만 아니라 전시장 곳곳에서 에바 알머슨 작품 관련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광장’ 섹션뿐만 아니라 전시장 곳곳에서 에바 알머슨 작품 관련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은 그림으로 보는 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Eva Armisen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은 그림으로 보는 이들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Eva Armisen


여러분은 어떤 순간에 행복한 감정을 느끼나요. 우리가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도 많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언제나 찾아옵니다. 스페인 출신 작가 에바 알머슨의 작품을 볼 때도 말이죠. 그의 그림은 그 자체로 행복감이 느껴져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불리기도 하죠. 에바 알머슨은 2018년 한국에서 첫 전시이자 생애 최초 대규모 전시인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으로 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어요.

In Bloom, © 2022, Eva Armisen

In Bloom, © 2022, Eva Armisen


『꽃이 필 때』

꽃과 인생은 피고 시들기 마련이다. 그림 속 꽃은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이다. 에바 알머슨은 우리의 외면은 시들어도 내면 만큼은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답기를 바랐다.

Seperate the Grain, ⓒ 2022, Eva Armisen

Seperate the Grain, ⓒ 2022, Eva Armisen



『탈곡』

'탈곡‘은 벼·보리 따위의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내는 일을 뜻한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탈곡 작업을 하듯 중요한 걸 놓치지 말고 잘 살아가자는 의도를 담아 주인공의 머리카락을 보리, 볏짚으로 표현했다.

The Verbena, © 2022, Eva Armisen

The Verbena, © 2022, Eva Armisen



『베르베나』

'베르베나‘는 스페인의 지역 축제 이름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에서 큰 행복을 느꼈다. 축제 속 인물들의 표정은 다양하지 않아도 주변 요소들과 색채를 통해 행복한 감정을 전달한다.

Choosing The Dress, © 2021, Eva Armisen

Choosing The Dress, © 2021, Eva Armisen



『무슨 옷을 입을지』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고 했다. 즉, 삶은 태어남(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서 선택(Choice)의 연속이라는 것. 에바 알머슨은 그림 속 주인공이 입은 옷을 통해 선택의 책임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학생기자단은 평면적인 인물 표정을 그리는 에바 알머슨이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는지 궁금해했어요. ‘축하’ 섹션의 2021년작 『기쁨』을 보면 주인공이 한 손은 심장에 가져다 대고, 다른 한 손은 형형색색의 선들을 잡고 있어요. "이 선들은 내면의 기쁨을 묘사한 것이죠. 이 작품은 기쁨이 항상 마음속에 있고, 그 기쁨(선)을 붙잡고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겼어요." 에바 알머슨은 이렇게 인물의 표정을 다양하게 그리지 않아도, 인물 주변 요소와 색채를 통해 감정을 전달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박유나 도슨트(맨 오른쪽)에게서 ‘영감’ 섹션의 『무슨 옷을 입을지』에 담긴 메시지를 듣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박유나 도슨트(맨 오른쪽)에게서 ‘영감’ 섹션의 『무슨 옷을 입을지』에 담긴 메시지를 듣고 있다.



관람객이 스스로 주체가 돼 삶의 영감을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구성된 ‘영감’ 섹션에 서울 북촌한옥마을을 배경으로 한 제목 없는 가족 그림이 있어요. “2021년 작가가 그린 이 작품엔 ‘juntos(훈토스)’라는 단어가 적혀 있어요. 스페인어로 ‘함께’라는 뜻이죠. 자신의 현재, 자녀의 과거 모습을 담아 북촌한옥마을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에바 알머슨은 대단한 주제로 작품을 그리지 않아요. 일상 속 소소한 순간들을 포착해 단순하게 묘사하죠.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한다고 말하기도 한 그는 선을 단순화하면 감정이 잘 보인다고 했어요. 우리 친구들도 에바 알머슨의 작품을 보며 그동안 자기 자신, 가족, 친구 등과 함께 걸어온 삶의 순간들을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 에바 알머슨 특별전 : 에바 알머슨 Andando


기간 12월 4일(일)까지(매주 월요일·공휴일이 월요일인 경우 다음날 휴관)

장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

관람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매표·입장 마감 오후 5시)


해설 평일 오후 2시

관람료 성인 2만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36개월 미만 유아 무료)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엄마는 해녀입니다』 그림책을 읽고 해녀의 삶에 감명받아 에바 알머슨 전시회를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땐 가볍게 작품을 봤는데, 이번에는 작품의 메시지를 자세히 알게 돼 더 꼼꼼히 감상했죠. 특히 ‘자가격리자들의 초상화’ 섹션을 둘러보며 팬데믹 기간에 가족과 떡볶이를 먹었던 소소한 일상이 떠올랐죠. 그때도 어려운 시기에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는데, 에바 알머슨의 작품을 보며 그 순간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에바 알머슨의 작품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서 취재 내내 기분이 좋았답니다.

김윤슬(서울 가동초 5) 학생기자

초등학교 3학년 미술시간에 에바 알머슨 작품으로 미술활동을 한 적이 있어 이번 취재가 정말 반가웠어요. 박유나 도슨트님의 설명으로 에바 알머슨 그림 속 사람들이 모두 단순한 표정을 하고 있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으며, 작품에 글씨가 쓰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또한 ‘걷기’라는 뜻의 'Andando', '사랑'이라는 뜻의 ‘Amor', '함께'라는 뜻의 'Juntos' 등 스페인어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림뿐 아니라 벽화, 대형 조형물, 드로잉, 도자기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어 흥미로웠는데, 소중 친구들도 이 전시를 통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작품들을 보길 바라요.

박주영(서울 동북초 5) 학생기자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디커뮤니케이션, 동행취재=김윤슬(서울 가동초 5)·박주영(서울 동북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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