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여성폭력 실태조사 첫 실시…여성 8천명 대상
여자청소년 70%, 낯선이와 온라인 1대1 대화 경험…10%는 그루밍 노출
여성 16% "배우자·연인에 폭력 피해"…스토킹 피해경험 2.5% (CG) |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국내 여성 16.1%는 과거 또는 현재의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스토킹 피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2.5%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월 22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여성 7천명과 만 14∼18세 여자 청소년 1천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한국통계진흥원이 수행했으며, 2019년 12월부터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근거해 처음으로 이뤄졌다.
친밀한 관계에서 평생 폭력피해 경험과 유형 |
◇ 정서·신체폭력 가장 많아…장애·이주여성 피해경험 비율 높아
설문 결과 평생 과거 또는 현재의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신체적, 성적, 정서적, 경제적 폭력 및 통제 피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6.1%로 나타났다.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에게서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0.6%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유형은 정서적 폭력(61.9%)과 신체적 폭력(52.5%)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성적 폭력 27.9%, 통제 21.6%, 경제적 폭력 10.5% 순이었다.
여성폭력 피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장애 여성(전체의 1.9%)의 비율은 22.2%로, 장애가 없는 여성의 15.9%보다 높게 나타났다.
폭력을 경험한 이주여성(전체의 2.2%)의 비율은 18.1%로, 비이주여성 16.0%보다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 교제폭력 경험 5.0%…스토킹 가해자는 '모르는 사람' 최다
교제폭력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5.0%로 나타났으며, 신체적·성적 폭력 피해율은 3.5%다.
교제폭력 피해를 본 응답자들이 경험한 폭력 유형은 성적 폭력이 43.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신체적 폭력 37.8%, 정서적 폭력 36.4%, 통제 26.1%, 경제적 폭력 2.1% 순이었다.
스토킹 피해 경험률은 2.5%이며, 지난 1년간 스토킹 피해를 본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0.2%로 나타났다.
스토킹 가해자 유형 |
스토킹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응답이 32.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과거 사귀었으나 피해 시점에서는 헤어졌던 사람'(14.7%), '학교나 직장 구성원'(13.5%), '친구'(11.6%), '피해 당시 사귀고 있던 사람'(10.4%) 순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행위 유형은 '주거, 직장, 학교 등의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62.4%로 가장 많았으며.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47.2%), '우편, 전화 또는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영상, 문자 등을 보내는 행위'(30.7%) 등이 뒤를 이었다.
◇ 여성청소년 10명 중 1명꼴로 온라인 그루밍 노출…인식은 낮아
설문 대상 여자 청소년 1천명 중 인터넷을 한 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994명 중 696명(70.0%)은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1대1 대화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47명은 성인 또는 연령 미상의 사람과 1대1 대화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251명은 일상 대화만을 나눴지만, 나머지 96명은 성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15.6%(54명)는 오프라인에서 상대방을 실제로 만났다고 했다.
실제로 만난 54명 중 13명은 성적인 대화와 행위를 요구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하자는 요청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전체 여자 청소년의 10.0%는 온라인에서 성인과 1대1 대화를 하던 중 혹은 그 이후 오프라인에서 성적인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청소년 10명 중 8명은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고 응답했으며, 성인이 성적인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온라인에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처벌 대상이라는 것을 아는 여자 청소년은 9.1%에 그쳤다.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폭력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여성의 비율은 57.8%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16.3%)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서 여성폭력 피해를 볼까 두렵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34.6%로, 두렵다고 응답한 사람 36.4%와 비슷했다.
여성폭력 피해를 봤을 때 필요한 도움 1순위로 가장 많이 선택한 항목은 가해자로부터의 보호(접근금지 등)가 70.5%였고, 2순위로 선택한 항목은 심리·정서적 지원(32.5%)으로 조사됐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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