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작업 중 부러진 대형 가지 떼어내다 주변 가지 손상
성균관, 훼손사고 재발에 '격앙'…"문화재청, 책임자 입회 약속 안 지켜"
'수령 400년' 성균관 문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또 훼손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울 성균관 문묘(文廟) 내 수령 400년짜리 은행나무가 가지 정리작업 중에 또다시 훼손됐다.
불과 한 달여를 사이로 문화재청과 종로구청이 위탁·관리하며 진행한 작업에서 연달아 훼손 사고가 나자 성균관 측이 반발하고 있다.
27일 성균관에 따르면 전날 문묘 내에서는 지난달 1일 지지대 교체작업 과정에서 부러진 대형 은행나무 가지를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한 나무 수리·보수업체가 굴착기를 동원해 부러진 가지를 나무에서 떼어내는 작업을 했는데, 제거한 가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주변 가지를 손상해 표피가 심하게 벗겨졌다.
현장 작업을 목격했던 성균관 측 관계자는 "나무 속살이 훤히 드러날 정도로 크게 훼손됐다. 나무 표피가 너덜너덜해졌다"고 속상해했다.
손진우 성균관장과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도 이날 가지 정리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었다.
천연기념물 훼손 재발에 격앙된 성균관장·유도회총본부 회장 |
손 관장은 작업 중에 은행나무 가지가 또다시 훼손되자 "문화재청장 당장 오라고 하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성균관 측 관계자는 전했다.
성균관 측은 잇따른 훼손 사고가 작업 중 단순 실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아 벌어진 '인재(人災)'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1일 지지대 교체작업 때는 기존 지지대를 떼어내기 전 대체할 지지대를 먼저 설치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고 작업을 강행하다 가지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다.
전날 작업 때도 부러진 가지가 워낙 무겁고 크기 때문에 제거 작업에 앞서 쇠줄 같은 장치를 나뭇가지에 묶어 안전하게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작업 과정에서 묵살됐다고 성균관 측 관계자는 지적했다.
성균관 측 관계자는 "문화재청 쪽에서는 앞으로 (은행나무와 관련해) 무슨 작업을 하더라도 책임자를 입회시키도록 한다고 했는데 작업 당시 문화재청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종로구청 직원 1명만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훼손된 가지에 대해 랩핑 작업 등 긴급조치를 완료했다"며 "지난달 1일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인재에 따른 사고로 보고 해당 업체를 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이 업체에는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작업 현장에는 꼭 입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령 400년' 성균관 문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또 훼손 |
eddi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