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고문 가택연금 생활했던 집도 매각 허용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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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핵심 인사가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군부는 수치 고문이 15년간 가택연금 생활을 했던 유서 깊은 주택에 대한 매각도 허용했다.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지우기’ 작업에 나섰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는 25일(현지시간) 수치 고문이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살던 국가 소유 주택에서 킨 이 통합단결발전당(USDP) 부의장이 최근까지 생활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수치 고문은 쿠데타 이후 모처로 옮겨져 가택연금 생활을 하다가 올해 6월 네피도의 교도소 독방에 수감됐다. 보도에 따르면 군부는 작년 8월 수치 고문의 물건을 모두 치우고 킨 이 장관이 입주하도록 했다.
수치의 집이 킨 이의 손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쿠데타를 도운 보상이면서 수치 고문에 대한 군부의 강한 혐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군인 출신인 킨 이는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과 등과 더불어 수치 고문에 대한 반감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드러내 온 인물이다. 그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꼽힌다. 이전 군사정권에서 경찰 수장을 지냈으며 민주 진영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 이후 친군부 시위를 조직하는 등 쿠데타 사전 작업을 도왔다.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고 킨 이 부의장은 군정의 이민부 장관직을 맡았다. 그는 지난주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이 집에서도 나오게 됐다. 그는 군정이 내년 계획 중인 총선에서 군부와 연계된 정당인 USDP의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군정은 수치 고문이 이전 군사정권에 의해 15년간 가택연금 됐던 주택도 매각하도록 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한 호숫가에 있는 2층 규모에 대지 면적 8000㎡의 주택은 수치 고문이 이전 군사정권에 의해 15년간 가택연금 됐던 곳이다. 미얀마 정부가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이 1947년 암살당한 뒤 부인 킨치 여사에게 양도됐다. 수치 고문은 이 집에서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만나기도 했다.
수치 고문은 이 집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미국 시민권자인 오빠 아웅산 우와 소송을 벌여왔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정이 장악한 대법원은 최근 수치 고문이 구금 중인 가운데 주택 경매와 수익금 분배를 요구하는 아웅산 우의 청원을 받아들여 매각을 승인했다.
미얀마 법원은 지난 15일 수치 고문에게 부패 혐의를 적용해 기존 형량 11년에 6년 징역형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수치 고문의 총 형량은 징역 17년으로 늘어났다. 미안마 법원은 수치 고문의 재판에 언론과 대중의 접근을 차단했고,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에게는 재판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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