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영입 차유람씨 남편 강연 논란…여성의원들 ‘불쾌감’
윤 대통령, 1시간반 머물러…한동훈·‘윤핵관’ 의원들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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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25일 여당이 된 뒤 처음 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단결을 다짐했지만, 외부 강연자의 여성 비하 발언 탓에 취지가 무색해졌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 통합은 작게는 우리 당 화합도 포함되겠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국민 통합, 당장 어렵고 시급한 민생 문제 해결 등이 우리 국회가 당면한 주요 사명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당내 화합을 거론한 것은 이준석 전 대표 쪽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찬회는 외부 강연자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뒤덮였다.
강연자로 나선 이지성 작가는 ‘국민의힘을 도와주라고 (부인인) 차유람 선수에게 강요 아닌 강요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물음에 “보수정당을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할아버지 이미지였다”며 “아내에게 그랬다. 국민의힘에 좀 젊음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답했다. 이 작가는 지난 6·1 지방선거 전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씨의 남편이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에는) 배현진씨도 있고, 나경원씨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며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실명이 거론된 정치인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배현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고 적었고, 나경원 전 의원도 “불쾌감을 표시한다.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키고,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진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작가는 강연 뒤 나 전 의원에게 “꼰대당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시켜온 사람이 저냐, 의원님이냐”라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정중히 사과드린다. 앞으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물러섰다.
이 작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민주당은 정권을 절대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살다 살다 엉망진창인 사람들이 정당이랍시고 하고 있나”라며 “최근에 이재명 사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이 의원은) 정말 하루빨리 한국에서 정치생명을 끝장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의 강연 뒤 한 중진 의원은 “강의 주제가 너무 이상하다”며 고개를 저었고 주호영 위원장도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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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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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찬회장에 도착해 저녁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이 앉은 ‘헤드 테이블’에는 주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대기 비서실장이 함께했고, 윤 대통령은 “을지연습이라 술을 못 한다”며 오미자 주스로 건배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셀카’를 찍었다. 윤 대통령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여러분 보니 가기 싫다”고 하자 의원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털썩 주저앉아서 밤새 얘기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만하겠다. 유익하고 보람된 연찬회 되길 바란다. 국민의힘 파이팅”이라고 외치자 의원들은 “윤석열 파이팅”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도착 1시간35분 만인 저녁 8시15분에 연찬회장을 떠났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실세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 윤희숙 전 의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장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의원은 “스타가 오니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윤 전 의원은 “지금 당 갈등은 (다음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일어난다는 걸 국민도 알고 있다”며 당내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을 동시에 비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천안/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천안/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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