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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세모녀 비극’에 김동연 “견딜 수 없이 비통… 도지사 핫라인 등 방법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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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세모녀 비극’에 김동연 “견딜 수 없이 비통… 도지사 핫라인 등 방법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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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세 모녀, 암 투병·채무 등으로 생활고 겪은 듯
김동연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경기 수원시의 다세대주택에서 세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세 모녀가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음에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세 모녀의 소식을 접하고 견딜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한 곳이) 제가 도지사로 일하고 있는 경기도, 제가 살고 있는 수원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벼랑 끝에 선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이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이웃과 친지 그리고 복지행정과도 연락을 끊었던 1년여 동안 세 분이 느꼈을 외로움과 절망을 상상해 본다”며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을 때 그래도 도지사에게 한번 연락해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자책해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법을 찾겠다. 아니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공직사회의 상상력을 뛰어넘기 위해 도민들의 의견과 제안도 폭넓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숨진 세 모녀가 발견된 수원시 권선구 한 연립주택에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테이프가 보이고 있다. 뉴스1

숨진 세 모녀가 발견된 수원시 권선구 한 연립주택에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테이프가 보이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21일 오후 2시 50분께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신은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로,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모녀는 암과 희귀 난치병 등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된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고, 거처를 옮긴 뒤에도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관할 지자체가 이들의 어려움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숨진 A씨는 난소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두 딸은 각각 희귀 난치병과 정신질환 등을 앓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에게는 아들도 한 명 있었지만 병을 앓다가 2019년 숨졌고, 남편 또한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안 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병원비 문제로 보증금 300만원에 40여만원인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바깥출입 없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온 세 모녀는 지자체에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 가족이 지자체에 어려움을 알렸다면 상황에 따라 월 120여만원의 긴급생계지원비나 긴급 의료비 지원 혜택, 주거 지원 등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거처를 옮긴 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관할 지자체가 이런 어려움을 알지 못했다. 이들은 10여년 전 화성시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 등록을 해놓은 상태에서 2020년 2월 수원의 현 거주지로 이사하면서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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